지긋지긋한 왕서방의 몽니… 유통가도 탈(脫)중국
[편집자주]한 때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중국의 허상이 벗겨지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 등의 여파로 더 이상 중국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를 벗어나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중국에 성장을 기댔던 국내 기업들도 탈(脫)중국 행렬에 속속 가담하고 있다.
① 심화되는 공급망 전쟁… 탈중국 필요성 커진다
② 빗장 건 중국에 韓 수출 휘청… '다변화' 선택 아닌 필수
③ '기회의 땅' 옛말… 기업들, 생산거점 '탈중국' 러시
④ '제2의 반도체' K-배터리, 핵심소재 탈중국 '가속페달'
⑤ 탈중국 핵심은 해외 자원개발… 현 주소는?
⑥지긋지긋한 왕서방의 몽니… 유통가도 탈(脫)중국
유통기업들에게 중국은 아픈 기억이 많은 땅이다.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도 문을 두드렸다가 돌아왔다. 이 경험은 교훈이 됐다. 제아무리 큰 시장이라지만 중국에 기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인식이 높다.
롯데는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중국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백화점, 마트 등 중국 소매유통시장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등으로 현재 대다수 사업이 철수 중이거나 중단됐다. 롯데마트는 2007년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를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했다. 유통망을 빠르게 확장했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한한령의 타격이 컸다. 이후 누적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2018년 철수했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텐진동마루점 오픈 후 5개점까지 매장을 확대했지만 현재는 마지막 매장인 청두점 지분매각을 결정한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며 아마존, 메이시스 등 글로벌 유통 강자들도 고전한다"며 "중국 시장만의 특수성이 있어 대량 매입과 대량 판매 시스템에 익숙한 외국 유통업체들이 중국 소비자 기호를 맞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쓴맛을 본 롯데와 이마트는 현재 베트남과 미국 등에 진출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베트남 지식재산협회에서 선정한 '베트남 1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는 미국 현지 유통 체인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그로서리(식료품) 마켓을 운영 중이다. 미국 진출 2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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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의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3779억원, 영업이익은 58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4%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도 매출 3조3110억원, 영업이익1933억원에 그쳤다. 역시 한 해 전보다 매출은 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5% 급감했다.
K-뷰티의 탈중국은 현재진행형이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 글로벌 더바 브랜드 피지오겔 아시아권·북미 사업권,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 등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북미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두 회사 모두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의 2022년(3분기 누적) 매출은 2조217억원, 영업이익은 32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18.0%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이 5.0% 성장에 그쳤지만 베트남 44.0%, 러시아 103.4% 등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중국법인은 14.3% 감소했지만 베트남에서 65.8% 증가하는 등 전체 영업이익이 플러스(+)로 돌아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너무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시장"이라며 "지난해 중국 주요 도시 봉쇄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이후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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