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만 간호사가 꿈인데…" 길에서 환자 살린 고교생들

간호사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환자를 심폐소생술(CPR)로 구해 귀감이 되고 있다.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행인 살린 김혜민·김서윤·안예빈·신소원 학생(왼쪽부터). 사진 인천시교육청

16일 인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 거리에서 길을 걷던 60대 A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거리로 나선 김혜민(18)·김서윤(18) 양 등 작전여고 2학년생 4명은 발작을 일으키는 듯한 모습을 발견하고 곧장 A씨에게 달려갔다. 당시 쓰러진 A씨의 마스크를 벗겨보니 입술 색이 파랬고, 거품까지 물어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김양 등 2명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A씨를 똑바로 눕히고 침착하게 CPR을 했다. 다른 친구들은 행인과 함께 차가워진 A씨의 몸을 핫팩으로 덥히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119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학생들은 A씨가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당시 직접 CPR을 실시한 김양은 “처음 A씨를 봤을 때 당황하고 무서웠다. 하지만 간호사가 꿈인 사람이라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어떤 일을 해서든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CPR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 CPR을 실시한 김양 등 2명은 학교 보건동아리 소속이다. 마침 당일 학교 축제에서 다른 학생에게 CPR을 교육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더 많은 이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CPR 교육 부스를 열었다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은 학생 4명에게 ‘의롭고 용감한 학생’ 표창을 수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보건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당황하지 않고 쓰러진 시민을 구했다. 타 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선행이기에 표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