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방지·실손청구 간소화 또 뒷전…보험업계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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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논의 테이블에서 보험사기 등 보험범죄 정부 합동 대책반 설치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 보험 관련 법안이 제외됐다.
이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할 때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 중계기관을 거쳐 자동으로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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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의료계 '벽' 못 넘은 듯
올해 처음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논의 테이블에서 보험사기 등 보험범죄 정부 합동 대책반 설치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 보험 관련 법안이 제외됐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소비자보호 관련 법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의료업계의 반대도 겹쳐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는 아쉬움이 큰 모습이다. 이 법안들이 업계뿐 아니라 보험소비자의 이익과 편익을 위한 것인 만큼 이번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난망이다.
17일 보험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1소위원회에는 총 45개 안건이 올랐다. 이 가운데 디지털자산법(가상자산법) 제정안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법은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해 관리·감독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테라·루나 가격 폭락,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 상장폐지 등으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만큼, 법안소위에서 가장 뜨거운 안건이다.
반면 보험범죄 정부 합동 대책반 설치 및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사기특별법 개정안은 논의에서 빠졌다. 지난해 이른바 '가평계곡 살인사건'으로 보험사기 목적 범죄 처벌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안 처리가 차일피일 밀리자 업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2016년 제정된 이후 단 한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7년 7302억원이던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21년 각각 9434억원까지 늘었다. 개정 논의가 지체되면서 4년 사이 29.2%나 증가한 것이다.▷관련기사 : 작년 보험사기 적발 1조 육박…20대 지속 증가(2022년 4월 12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여야 간 이견도 없고 이해단체끼리 충돌도 없지만 법안소위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국회에는 12개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 가운데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경우 경찰청 내 보험사기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이 부서에 수사기관, 금융당국, 건강보험공단, 보험업권이 공동참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험사기가 보험사의 수익성을 악화하는 점도 있지만 새어나간 보험금을 메우기 위해 다른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보험업법 개정안)도 뒷전으로 밀렸다. 이 법안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할 때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 중계기관을 거쳐 자동으로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보험사가 실손청구 전산화를 원하는 '진짜' 이유(2021년 11월 23일)
현재 6개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으로 의료계는 개인정보 유출, 비급여 가격 통제 우려 등을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 결과 14년째 공전 중이다. 일부에서는 심평원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유력 중계기관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제기된된다. 의료 데이터가 집적되는 심평원의 중계기관 역할에 의료계가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는 의료 및 약가를 심사하고 있는데, 비급여 데이터까지 흘러가면 결국 의료 수가(가격) 통제가 가능해지는 구조라서다. 하지만 중계기관으로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실손 청구 간소화를 둔 보험업계와 의료계 간 대치 해소에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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