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스플레이도 독립?…"결국 삼성·LG에 생산 맡길 듯"
애플이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를 자체 개발하더라도 결국 위탁생산은 한국 업체가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의 이른바 '디스플레이 독립' 선언에도 삼성·LG디스플레이 등이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 말까지 고사양 애플워치의 디스플레이를 기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LED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로 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 소자를 화소로 사용하는 패널이다. 밝기, 명암비, 색 재현력이 탁월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지만 아직 개발 단계로 양산을 시작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을 포함한 다른 기기에도 자체 개발 디스플레이 탑재를 늘릴 계획이라며 애플워치 스크린의 주요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의 핵심 공급처인 두 회사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용을,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의존도는 36%, 삼성디스플레이는 21%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애플의 '디스플레이 독립' 선언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애플은 2014년 스타트업 럭스뷰를 인수한 이래 줄곧 마이크로 LED로의 전환을 모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다.
이 소식을 처음 전한 블룸버그조차 디스플레이 자체 조달 계획이 내년에서 후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을 전했다. 아이폰의 패널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고, 내년 출시될 아이패등 프로 등에는 여전히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마이크로 LED가 애플워치와 같은 작은 사이즈 제품에 적용될 수는 있지만 아이폰 등 더 큰 디스플레이 제품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가가 높아지고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애플이 마이크로 LED의 디자인과 공정을 자체 개발한다 하더라도 실제 대량 생산은 지금처럼 외부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하는 A칩과 맥북용 M칩을 자체 설계했지만 생산은 대만의 TSMC가 전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의 로스 영 대표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모든 과정을 전담하지 않을 것(Apple won't do the full process)"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LED의 위탁 생산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로스 영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마이크론 LED 백플레인(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회로 소자가 포함된 뒷면)을 위한 작은 라인을 구축했다"며 "마이크로 LED의 생산 시기도 내년 상반기가 아니라 2025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 LED 상용화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 개발 완료를 목표로, OLED를 대체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해외 정보기술(IT) 매체 GSM아레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마이크로 LED 준비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다"며 "애플은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두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마이크론 LED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주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애플 특성상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업체를 포함한 파트너사를 통해 양산할 것"이라며 "마이크로 LED 제품은 양산이 어려워 단기간에 시장 확대도 어렵다"고 말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천장 쩍 갈라졌는데 영업"…NC백화점 야탑점, 안전불감증 지적
- 尹핵무장 발언에 美전문가들 "찬성"…이유 들어보니
- 김성태 오늘 국내 강제 송환…'쌍방울 리스트' 나올까?
- '임피제'로 갈라진 운명…한화갤러리아에 무슨 일?
- 김재섭 "배현진 SNS '羅홀로 집에'? 참 치졸한 공격" [한판승부]
- '300억불' 공동성명에 새기고 48개 MOU체결…尹 국빈 방문 마무리
- 샤일라 쓰고, 군복도 입고, 만수르 만나…김건희 여사 UAE '존재감'
- 한·UAE 정상, '300억 달러 韓투자' 명시된 공동성명 채택
- 기준금리 인상에도 예적금 금리 인상 더뎌…만기 긴 상품 주목해야
- 김기현·나경원과 막걸리 대작…승부처 수도권엔 '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