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미사일 쏜 北, 2주째 잠잠한 이유는?…"무인기 사태 영향도"

허고운 기자 2023. 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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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1월에만 7차례 쐈는데…한미훈련 공개에도 '침묵'
'공세적 대남 공세' 예고에 '도발은 시간문제' 평가는 유효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해 12월31일 진행한 '초대형방사포'의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 대한 증정식.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새해 첫날부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북한이 2주 넘게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2023년에도 공세적인 대남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군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유효한 만큼, 최근의 도발 중단에는 '특수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1일 새벽 2시50분쯤 평양 용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초대형방사포) 1발 외에 올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례를 포착하지 못했다. 보름 동안 대외적인 메시지를 노린 무력도발이 없었던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에는 한미의 주요 정치·군사 이벤트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탄도미사일 도발도 감행해왔으나, 올해는 우리 육군 '아미 타이거' 시범여단과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여단'의 연합훈련을 공개하는 등 한미의 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아직까지 임박한 도발 정황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군은 현재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 북한군 움직임에 대한 감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북한군은 통상 12월에 소규모로 동계훈련을 시작하다 해를 넘긴 후 1~3월까지 훈련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많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준중거리탄도미사일급 '극초음속미사일'과 SRBM, 장거리순항미사일 등 1월에만 7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을 했다. 1년 동안에는 최소 33차례에 걸쳐 약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순항미사일도 3차례 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본격적인 올해 군사행동이 이날 개최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이 역시 확실하진 않다.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의 새해 계획에 대한 '내각과 정부 차원의' 이행 방안을 의결하는 자리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1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 일대가 고요하다. 2023.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국방 분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최근 북한 동향은 '새로운 성과'를 내세울 준비가 되지 않은 내부 사정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새 전략무기체계 개발과 첫 군 정찰위성 발사, '핵탄'의 기하급수적 증산과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는데, 이들 모두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난달 26일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던 사건이 북한의 군사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은 우리 사회를 혼란시키거나 '남남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목적도 갖고 있는데, 무인기 사건으로 이러한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군사 소식통은 "북한이 2주 동안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고 우리가 주목하는 것 자체가 북한 입장에선 성공한 것"이라며 "북한은 무인기로 남한의 여야가 다투는 상황에서 추가 도발을 할 경우 '국면전환'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무인기 사태가 더욱 증폭돼 우리군 지휘부 인사에도 영향을 주거나, 우리 군이 무인기 대응에 우선순위를 둬 다른 군사역량 개발에 차질을 빚는 걸 바라고 있단 의혹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올해 1월1일 '연말 전원회의'(12월26~31일) 발표에서도 한미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 행보를 예고한 만큼, 군사행동 재개는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북한의 추가 도발 형태로는 탄도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작년에 이미 보여준 '해상 완충구역'에 대한 포격, 대규모 공중무력시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국지도발 등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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