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에너지 비전문가란 지적에 책 쓸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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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고 에너지 비전문가라고 하니 딸들이 제게 가스에 대한 책을 한 권 내라고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사장 취임 전에) 책 한 권 쓸 생각도 했습니다."
최연혜(67)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기자와 만나 '에너지 비전문가 출신 사장'이라는 꼬리표에 대해 묻자 "온갖 불명예를 다 썼지만, 일이 커질까 봐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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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3년 연속 흑자로 이끌어…"이젠 에너지 파수꾼 될 것"
(세종·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나보고 에너지 비전문가라고 하니 딸들이 제게 가스에 대한 책을 한 권 내라고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사장 취임 전에) 책 한 권 쓸 생각도 했습니다."
최연혜(67)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기자와 만나 '에너지 비전문가 출신 사장'이라는 꼬리표에 대해 묻자 "온갖 불명예를 다 썼지만, 일이 커질까 봐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최 사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에서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가스공사 출범 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낸 공공기관장 경력은 있지만, 에너지 분야 비전문가로 '낙하산 인사' 논란도 거셌다.
최 사장은 "비전문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가스와 공사에 대해 열심히 공부·연구했다고 강조했다.
또 논란을 떠나 현재 공사에 가장 중요한 건 '경영'이란 점을 역설했다.
독일 만하임대 대학원에서 공기업 경영을 전공한 최 사장은 코레일 사장 재임 당시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로 공사를 출범 이후 첫 흑자로 이끌었다. 코레일은 최 사장의 재임 시절인 2014∼2016년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그는 공사 경영에 대해 "최악인 부채 비율과 미수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영 기반을 닦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며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경영적 관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과거부터 정부의 가스 수요 예측이 늘 틀려 스폿(단기성 현물거래)을 많이 해야 한다"며 "재고가 남으면 국민 부담이 된다는 논리에 따라 수요를 너무 낮게 잡는 것이 문제인데,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공사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선 가스요금이 가장 큰 부분이지만, 현재 접근할 수 있고 본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앞서 작년 말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가스요금은 동결한 바 있다. 에너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동절기인데다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대폭 오르면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최 사장은 "1분기 가스요금이 전혀 오르지 않아 안타깝다"며 "(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결국 국민이 다 갚아야 하는 구조로, (미수금 해소가) 빠르면 빠를수록 비용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17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사의 부채비율은 500% 수준에 미수금(영업적자)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 사장은 가스공사 업무를 경영상 실질적 자유가 거의 없는 '공인중개업'으로 비유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가스 재고를 판매하는 LNG(액화천연가스) 트레이딩 사업이나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행정부나 정치권에 다시 발을 들일 생각은 없는지 묻자 "정치는 너무 소모적이라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며 "(가스공사 사장이 되기 전까지) 코레일 사장으로 있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코레일과 SR(수서고속철도)의 통합 문제엔 "규모의 경제를 고려했을 때 (양사를) 분리해서 운영하면 국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네트워크 산업은 하나의 기관이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SR은 2013년 12월 출범한 코레일의 자회사(지분 41%)로, 통합 논의가 10년 가까이 이어지다가 현행 철도 공기업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로 최근 결론이 난 상황이다.
최 사장은 "공급과 네트워크 산업으로서의 특징은 철도와 가스가 똑같다"며 "이제는 국민에게 따뜻함을 주는 에너지 파수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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