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코픽스 인하… 대출금리 정점 찍고 내려간다

김수정 기자 2023.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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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규 대출금리가 내려갔다. 변동금리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이하 신규 코픽스)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규 코픽스가 하락하며 신잔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 역시 내려갈 전망이다. 채권시장이 안정되자 은행채 금리도 하향 안정화되면서 고정형 대출금리 역시 하락하고 있다.

16일 한 시민이 서울시내 한 은행에 들어서며 금리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변동금리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가 전월보다 0.05%포인트(p) 내린 4.29%를 기록했다. 신규 코픽스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1.64%로 전월(1.69%) 대비 0.05%p 떨어진 이후 11개월 만이다.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는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 2.65%에서 2.92%로 0.27%p 올랐으며, 잔액 기준 코픽스는 3.19%에서 3.52%로 0.33%p 상승했다.

코픽스는 은행이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신규 코픽스와 잔액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8개 금융상품 금리가 대상이다. 신잔액 코픽스는 여기에 요구불예금 같은 결제성 자금,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등이 추가된다. 코픽스는 변동 폭만큼 바로 변동금리부 대출상품의 금리가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신규 코픽스는 한 달 동안 신규로 취급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해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된다. 반면 신잔액 코픽스는 해당 월 말에 보유하고 있는 잔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신잔액 코픽스의 상승 속도는 신규 코픽스에 비해 완만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코픽스가 하락한 만큼 신잔액 코픽스와 잔액 코픽스 역시 향후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규 코픽스가 0.05%p 내린 것은 지난달 예금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자금 쏠림이 우려된다며 은행권에 수신 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13일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3.94~4.2%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13일(4.81~4.9%)보다 최고 금리 기준 0.7%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이날부터 신규 코픽스 인하 폭만큼 내리게 됐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이 대상이다. 전날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대출금리는 각각 ▲변동형 주담대 연 4.71~7.41% ▲전세대출 4.45~6.65% ▲신용대출 5.45~6.91%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경우 최고 연 7.3% 수준까지 금리가 하락하게 됐다. 전세대출의 경우 상단이 6.6%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그래픽=편집부

향후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기준금리 인상종료 시점이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0.25%p 오른데다, 현재 금리 수준인 연 3.50%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 금통위가 최종 기준금리 3.5%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 뒤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지만,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고정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과 1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각각 4.630∼6.960%, 5.492∼6.660%로 일주일 대비 0.394%p, 0.186%p 하락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도 안정화되고 있고 금통위에서도 가파르게 오른 금리에 적응기를 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며 “이에 은행채 금리는 향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 전환할 수 있다.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당국이 95.2%로 완화해줬던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6월에 종료된다. 은행권이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도 변수다. 지난해 12월 기준 물가상승률(5%)이 한은 목표치인 2%를 뛰어넘는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1일~2월 1일(현지시각)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불확실하다. 금통위원 중 절반은 기준금리 최종 수준이 3.75%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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