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 끌어줘야"…사령탑 '무한신뢰' 받는 '안방마님' 양의지
정철원·곽빈·김윤식·이의리 등 영건 즐비…"양의지가 잘 해줄 것"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포수지만 국제대회에선 유독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양의지의 선발은 당연했지만, 한편으론 그에 대한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없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양의지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그저 타석에서의 역할로만 판단할 선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베테랑 포수로서 젊은 투수들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양의지는 팀의 핵심 선수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양의지가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는 무한 신뢰를 보인 사령탑이다.
이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양의지의 선발에 대해 "기록으로 봤을 땐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보이지만 여러가지를 체크했다"면서 "투수들을 끌어줘야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양의지는 군 전역 후인 2010년 20홈런으로 '중고 신인왕'에 오른 이래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떠올랐다. 매년 20개 내외의 홈런에 3할 이상의 타율, 안정적인 리드와 선수단을 아우르는 리더십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FA 총액 신기록(4+2년 152억원)을 세운 데 큰 이견이 없는 배경이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선 좀처럼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그는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고 이후 2017 W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1 도쿄 올림픽까지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특히 최근 두 번의 대회에서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그는 2019 프리미어12에선 0.087의 타율에 0홈런 1타점의 빈공에 그쳤고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0.137의 타율에 0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두 대회 모두 한국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양의지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번에도 양의지를 확고한 주전포수로 생각하고 있다. 엔트리 수가 30명이기에 포수를 3명 둘 수도 있었지만 2명만 발탁했다. 양의지 외에 또 다른 포수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수비형 포수 이지영(37·키움)이다. 사실상 양의지가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는 그림이 유력하다.
이 감독은 양의지에게 공격보다는 수비에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우리 팀에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 투수들을 잘 활용하고 이끌기 위해선 양의지가 잘 해줘야한다"면서 "수비에서 역할을 고려하면 타자로는 최대한 편한 타석을 주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지에게 투수 리드를 전담하게 하고 타순은 하위 타순을 맡기겠다는 의중이다.
이번 대표팀의 투수진은 상당히 젊은 편이다. 김광현(35·SSG)과 양현종(35·KIA)처럼 산전수전을 다 겪은 투수들도 있지만 고우석(25·LG), 정철원(24), 곽빈(24·이상 두산), 원태인(23·삼성), 김윤식(23·LG), 소형준(22·KT), 이의리(21·KIA)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모두 리그에서 '영건'으로 꼽히는,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지만 국제대회 경험은 많지 않다. 메이저리거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WBC에선 자신의 기량을 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감독도 이 부분을 염려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젊은 투수들이 젊기 때문에 양의지가 잘 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2라운드 진출의 최대 고비인 호주전, 숙명의 일본전 역시 양의지의 역할을 크게 보고 있다. 이 감독은 "어쨌든 점수를 내기에 앞서 막고 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또 다시 "양의지가 잘 해주리라 믿는다"며 웃어보였다.
양의지 또한 이번 대회에서 그간의 부진을 떨쳐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부진한 대회를 보면 몸이 안 된 상태로 대회에 나갔을 때가 많았다"면서 "이번엔 준비를 잘하고 있는만큼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만큼 이번 대회를 마지막 대표팀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에 대표팀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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