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문화재]⑤2023년은 '계묘년'…토끼 담은 문화재는 뭐가 있을까

이윤정 입력 2023.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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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육십 간지 중 마흔 번째 해인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해'다.

예로부터 토끼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 동물로 여겨졌다.

몸체 앞, 뒤, 중앙에는 각각 세발까마귀와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유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인 '효제충신예의염치'를 형상화한 것으로 여덟 번째 글자인 '치(恥)'에 토끼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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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문자도 병풍' 등
왕실 '은주전자'에도 토끼 새겨져
토끼털로 만든 조선 방한모도 있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해는 육십 간지 중 마흔 번째 해인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해’다. 예로부터 토끼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 동물로 여겨졌다. 지혜롭고 영리한 존재로 인식됐을 뿐 아니라 보통 한번에 5~6마리의 새끼를 낳는 탓에 ‘다산의 상징’으로도 생각했다. 이러한 의미 덕분일까. 토끼는 우리 문화재의 소재로도 다양하게 활용됐다. 토끼를 담은 향로부터 토끼가 새겨진 주전자, 토끼털로 만든 모자 등등. 그렇다면 토끼를 담은 우리 문화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주전자’(사진=국립고궁박물관).
토끼와 달은 유독 밀접한 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의 동요 ‘반달’ 등이 대표적이다. 토끼가 달 속에서 떡방아나 명약을 찧고 있다는 인식은 고대 중국과 불교 설화 등에서 비롯됐다. 토끼에게 달의 정령이라는 상징과 무병장수 등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주전자’는 고종대 기록물인 진찬의궤, 진연의궤 등에도 동일한 모습이 묘사돼 있어 왕실 연향에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전자는 궁중 연향이나 제례 때 술이나 물을 담아 따르는 용도로 몸체 전체를 은으로 만들었다. 문양과 뚜껑 일부는 금으로 도금했다. 바닥에는 십실(十室)이라는 글자가 있다. 몸체 앞, 뒤, 중앙에는 각각 세발까마귀와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연꽃봉오리 모양의 뚜껑에는 복이 들어옴을 뜻하는 박쥐를 그려 넣었다.

‘문자도 병풍 제8폭’에도 달에서 방아를 찧는 토끼가 등장한다. 유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인 ‘효제충신예의염치’를 형상화한 것으로 여덟 번째 글자인 ‘치(恥)’에 토끼가 등장한다. ‘치’는 염치를 의미하는 글자다. 토끼가 다산, 풍요, 장수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염치의 정신이 오래도록 이어가길 바라는 선조들의 마음이 반영됐다는 설이 있다.

12세기 고려청자 절정기에 탄생한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는 바닥에서 세 마리의 토끼가 향로를 받치고 있는 형태다. 향로는 향이 빠져나가는 뚜껑과 향을 태우는 몸통, 이를 지탱하는 받침으로 이뤄져 있다. 귀를 쫑긋 세운 검은 눈의 토끼 세마리가 가뿐하게 향로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십이지 토끼상’에서는 갑옷을 입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의 토끼가 등장한다. 이 상은 통일신라시대 능묘를 수호하는 역할을 한 십이지상 중 하나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능묘에 토우와 같은 작은 형태의 십이지상을 묻었다. 이후 점차 십이지상이 능묘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면서 십이지상이 갑옷을 입은 형상으로 바뀌었다.

이외에도 다정한 토끼 한쌍을 그린 ‘쌍토도’를 비롯해 토끼털을 이용해 만든 조선시대 여성용 방한모 ‘풍차’ 등 우리 생활과 함께한 유물도 있다.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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