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되는 '백투더오피스'…카카오노조, 교섭대표로 입 여나
기사내용 요약
카카오, 코로나19發 재택근무제 종료…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격주놀금제' 이미 중단…카카오 불만 해소 위해 사내 복지 확충 초점
카카오노조, 단체교섭권 얻을까…新 근무제 불만 늘며 가입률 급증
17일 오전 '책임과약속' 간담회 개최…근로자 요구사항 제시할 듯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착됐던 IT업계의 '재택근무' 체제가 중단 수순을 밟으면서 업계 종사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도 새해 들어 기존의 사무실 근무 체제로의 회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사측에 공식 입장 표명을 예고하며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이날 오전 '책임과약속 2030' 간담회를 열고 향후 크루유니언의 활동 방향, 카카오 공동체의 문제점과 과제, 책임과 약속을 위한 요구 등을 발표한다. 카카오 노조 측이 구체적인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카카오의 사무실 근무 체제 재개에 대한 근로자 측 요구 사항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2023년 근무제 기준에 관한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지난달 공지했다. 새해 카카오 근무제의 핵심은 재택근무제의 중단 및 '오피스 퍼스트' 기반 근무제의 공식화, '격주놀금제' 중단이다.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에 따라 카카오 임직원은 오는 3월1일부터 원칙적으로 회사가 지정하는 오피스 내에서 근무해야 하며, 전 직원에게 고정좌석이 제공된다.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됐던 상시 재택근무제가 약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후 2년여 간 재택근무제를 이미 시행해왔지만 7월부터는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재택근무제를 완전히 정착시켰다.
다만 원격 근무가 더 효과적이거나 불가피한 경우에는 오피스 퍼스트 체제 하에서도 최소 단위 조직장의 판단·승인을 통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오피스 근무일, 오피스-자율 근무일 비율, 근무 규범 등에 대해 조직별로 최적화된 '그라운드 룰'을 1~2월 중 만들기로 했다.
2주마다 주 4일 근무를 하게 했던 '격주놀금제'도 이미 이달 1일부터 중단됐다. 카카오는 격주놀금제를 중단하는 대신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휴무인 '리커버리데이' 제도를 운영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이같은 근무제 변동을 위해 노사 협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다양한 직원 의견을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임직원 대상 내부 오픈톡 행사에서 출근 장려 방향으로 근무제를 재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재택근무 종료에 대한 임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사내 복지를 늘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판교 신사옥 내 마련된 사내식당 '춘식도락'을 업그레이드한 게 대표적이다. 춘식도락에서는 한식·양식·팝업·포장 메뉴를 포함한 다양한 이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고,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먹을 수 있는 무인 라면점 '카카오라면'을 열기도 했다. 구내식당 뿐만 아니라 임직원 복지를 위해 사내 시설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사측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이번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새해 근무제 기준이 공개된 이후 이달 들어 노조 가입률이 급증한 것이 그 방증이다.
카카오 본사 임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은 지난해 말까지 약 40% 수준이었는데, 최근 들어 약 10%포인트가 늘어나며 1월 2주차 기준 40%대 후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카카오노조의 임직원 가입률이 50%를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조합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에 따르면 과반수 노조는 근로자의 대표(교섭대표노조)로서 사측과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카카오노조 측이 노조 가입률 등을 아직 밝히진 않았으나, 이날 간담회에서 교섭대표노조로서 첫 활동으로 근무제와 관련한 소속 노조원들의 입장을 전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의 입장과 달리 노조는 이번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 도입이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택근무제 철회 문제와 관련해 카카오노조는 "임직원 노조 가입률이나 단체교섭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아직은 뭐라 밝히기 어렵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되는 내용에 관심을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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