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야구부 없어 세종 떠나는 12살 “친구들과 계속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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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계속 친구들과 함께 야구 하고 싶어요."
세종에는 중·고등학교 야구부가 없어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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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계속 친구들과 함께 야구 하고 싶어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시우(12)는 ‘훌륭한 야구선수’가 꿈이다. 시우는 고 최동원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최동원처럼 존경받고 역사에 길이 남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단다. 세종시에 사는 시우는 초등야구클럽인 세종엔젤스야구단에서 형을 따라 6살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이 야구단의 최고참이자 맏형이 된 시우는 야구가 좋은 만큼 걱정도 많다. 세종에는 중·고등학교 야구부가 없어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구 할 때 가장 ‘자유롭다’는 시우 친구 규승이(12)는 다음해 기숙사가 있는 공주중학교로 진학할 생각이다. 공주중학교를 졸업하면 무난히 공주고등학교에 가 야구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승이는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도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게 되는 것도 슬프다”고 했다.
아이들 말대로 세종시에는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다. 초등학교, 중학교 야구부도 없다. 대신 세종엔젤스, 세종연세, 세종리틀, 세종한화이글렛츠라는 4개 초등학생 야구클럽, 세종인터미들, 공공형스포츠클럽이라는 중학생 야구클럽 2팀이 있다. 학교 야구부가 없다고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종연세는 지난해 12월 창단하자마자 출전한 ‘2022 강진청자배’에서 준우승을 했다. 세종엔젤스는 2019년 전국 유소년야구대회 ‘유(U)-13 유소년 백호리그’에서 우승했고, 세종리틀은 2019년 한국에서 처음 열린 ‘엠엘비(MLB)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어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 일찌감치 야구에 뜻을 둔 아이들은 대부분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가까운 공주·대전·청주 등 야구부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거나 먼 거리를 통학한다. 운이 좋아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한다고 해도 걱정은 남는다. 지난 13일 세종시 중앙공원 야구연습장에서 아들 유찬이(12)의 연습 모습을 지켜보던 이상원(47)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직 우리나라 엘리트 야구의 경우 클럽보다는 학교 야구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프로 진출도 학교 야구부 성적을 바탕으로 이뤄진다”며 “중·고교 야구팀을 보내려면 다른 지역의 학교로 진학시켜야 하는데, 기숙사 생활을 아이가 두려워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세종시교육청은 ‘안타까운 사정은 알지만, 현행법상 야구부 창단은 어렵다’고 고개를 젓는다. 초·중등교육법 32조에 따르면 ‘학교 운동부의 구성·운영’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사항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되려면 무엇보다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한데, 세종시에는 그 정도 의지를 가진 학교장이 없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야구부 창단은 학교장이 아닌 ‘교육청과 교육감의 의지’ 문제라는 것이다. 야구 하는 아이들의 학부모가 주축인 세종시고등부야구단창단추진협의회의 김대연 회장은 “기존 학교가 어렵다면 신설 학교를 만들 때 야구부 창단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교육감이 의지를 갖고 교장들을 만나 협의한다면 불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선거캠프 쪽에 ‘고등부 야구단 창단’을 공약화해달라는 세종시민 1천여명의 서명을 전달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조만간 학부모, 시의원, 공무원, 야구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관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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