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시선] 조직문화 개선이 미래를 앞당긴다

정일섭 2023. 1.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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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일섭 강원도 행정국장

지난해 여름 미국의 한 20대 남성 엔지니어가 자신의 SNS에 게시한 17초 영상이 전 세계 ‘MZ세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일이 삶 자체일 수 없으며, 나의 가치는 일의 성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 요즘 청년들이 직장과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주어진 업무만, 직장에서 돈 받는 만큼만 일한다. 그 이상은 하지 않되, 퇴사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다.

2030의 조용한 사직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직장을 자아실현의 공간이 아닌,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한 돈벌이 수단 정도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도내 MZ세대 공무원 또한 직장 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근무경력 10년차 미만 공무원의 의원면직자 수는 2020년 157명, 2021년 202명, 2022년 211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이중 3년차 미만 퇴직자 수가 무려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MZ세대의 공직 엑소더스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위기의 원인을 조직문화에서 찾는다. 수직적 위계질서, 과도한 업무, 비효율적 관행 등이 MZ세대의 개인주의, 개성과 창의의 존중, 워라밸 등의 가치와 상충한다는 것이다.

이런 MZ세대 직업관에 부응해 조직혁신을 단행한 회사가 있다. 바로, 세계적 IT 회사 구글이다. 구글은 신뢰와 소통을 조직혁신의 근본정신으로 삼았다. 구글은 우선 직원의 창의적인 역량을 믿는다. 누구나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내 옆자리 동료를 승진을 위한 경쟁자가 아니라 나와 조직을 더 성장하게 하는 협력자로 여긴다. 다음은 소통이다. 소통의 초점은 평가가 아닌, 도움이다. 상대의 의견을 비판하기보다 이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과로 결실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감이다. 이런 긍정적 피드백을 얼마나 제공했는가를 인사고과에 반영함으로써 소통이 중시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강원도도 MZ세대 공직자들의 이탈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뢰와 소통에 기반을 둔 ‘도정혁신 추진단’을 2022년 9월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도정 전반에 걸친 총체적 혁신을 위해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일하는 방식 추진단’을 더욱 확대 구성한 TF다. MZ세대 직원을 주축으로 혁신과제를 선정하고 이들의 생각에 전문가 자문을 융합, 실질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헤 실천해 가고 있다.

공간 혁신을 통한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어떤 부서는 개인 노트북을 활용한 자율 좌석제를 도입했고, 간부 공무원의 집무실을 축소해 회의실로 전환, 직원 간 자유롭고 창의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계급·연령성별을 초월한 교류를 위해 청사 아침 라디오 방송 ‘소통의 달인’ 코너를 통해 간부 공무원과 직원 간 대화의 시간도 갖고, 올해 시무식은 보이는 라디오에 도지사와 노조위원장이 직접 출연해 직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22년 행정안전부 주관 ‘조직문화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직문화 개선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MZ세대들의 열망도 발견할 수 있었고,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직장에서 조용히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장의 주인공이라는 주인의식을 심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2023년 계묘년 새해, 강원도가 628년만에 ‘강원특별자치도’로 재탄생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 시대에서 우리 구성원도 새롭게 깨어나야 한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미래, 더나아가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앞당기는 조직문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정일섭 강원도 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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