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40. 버드나무 - 경직된 사회, 버드나무 유연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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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시인 김삿갓의 해학 넘치는 유유화화(柳柳花花)? 아니면, 무과시험 중 낙마한 이순신 장군의 골절 치료제? 당신의 버드나무 기억법은 무엇인가요? 평생 가난과 씨름하던 옛 어른들은 보릿고개와 배고픔을 먼저 떠올리더군요.
배고픔을 잊은 세대는? 버드나무꽃이 피면 온 산천을 쏘다니며 싱그러운 젊음을 마음껏 누렸겠지요.
버드나무는 그 종류만 350여 종에 이릅니다.
경직되고 굳은 사회! 버드나무의 유연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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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시인 김삿갓의 해학 넘치는 유유화화(柳柳花花)? 아니면, 무과시험 중 낙마한 이순신 장군의 골절 치료제? 당신의 버드나무 기억법은 무엇인가요? 평생 가난과 씨름하던 옛 어른들은 보릿고개와 배고픔을 먼저 떠올리더군요. 그들은 호드기 소리마저 저승사자의 호출신호 같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배고픔을 잊은 세대는? 버드나무꽃이 피면 온 산천을 쏘다니며 싱그러운 젊음을 마음껏 누렸겠지요. 지금은 어떨까요. 강가와 습지를 제외하고는 낭창낭창 휘어지는 버드나무의 춤사위를 보기 어렵습니다. 씨앗을 퍼뜨릴 때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도심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버드나무는 그 종류만 350여 종에 이릅니다. 수양버들, 능수버들, 왕버들, 꽃버들, 좀꽃버들, 여우버들, 갯버들, 호랑버들 등 우리나라에만 3속 40여 종이 자생하지요. 물가를 좋아해 예부터 우물가나 강변에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땔감과 약재로 쓰기 위해 베어낸 그루터기에서는 종종 ‘도깨비불’이 나타나 아이들을 긴장시켰지만, 약재로서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수천년 전부터 각종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했고, 아스피린의 주요 원료로 쓰였습니다. 우리나라 1세대 CSR 기업으로 꼽히는 유한양행의 로고가 다름 아닌 버드나무입니다. 안티푸라민을 떠올려 보시길.
민간에서는 예부터 버드나무와 느릅나무껍질을 일정 비율(7:3)로 섞어 달인 물을 피부병 치료에 사용했습니다. 껍질과 뿌리, 가지, 꽃, 열매 모두 치료제입니다. 나뭇가지를 생으로 씹으면 잇몸질환을 예방하고, 껍질을 달여 농축한 물은 진통제로 활용했습니다. 열을 내리고 진통을 줄이며 염증을 치료하는 천연 약재였던 셈입니다. 특히 수양버들에는 살리신 성분이 풍부, 달인 물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감기를 예방한다고 전해집니다. 약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민간에서는 버드나무 젓가락과 칫솔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배고픔이 사라진(?) 세상입니다. 그러나 고통은 여전합니다. 육체적 아픔보다 심적 고통이 더하지요. 홍수처럼 쏟아지는 거짓 정보와 편견, 질시, 냉대가 사회 구석구석을 짓누르며 화를 돋웁니다. 양극단으로 치닫는 주의 주장은 과거로 회귀하는 징검다리에 불과하지요. 경직되고 굳은 사회! 버드나무의 유연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 어떤 나무보다 생명력이 강한 버드나무에 기대어 갈등을 녹여냈으면…. 남쪽은 벌써 꽃소식이 전해집니다. 갯가에 얼음 풀리고 버들강아지 움틀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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