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식인들 "韓재단 대납 납득 못해...징용 피고기업 사죄해야"

임수근 2023. 1. 1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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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는 학자와 작가, 법률가 등 지식인 94명은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 배상금을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 재단이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피해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결책이라고 16일 비판했습니다.

소설가인 나카자와 게이 호세이대 교수, 야노 히데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 오카모토 아쓰시 전 월간 '세카이' 편집장은 이날 도쿄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 12일 공개토론회에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징용 배상 판결금을 대납하는 방안을 공개한 데 대해 "피고 기업이 사죄하지 않고, 한 푼의 배상금도 내지 않는 것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제강점기에 일본 정부와 기업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조선인을 데려가 환경이 열악한 탄광과 군수공장 공장 등에서 일하게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일본 기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향해 "글로벌 기업이라면 '글로벌 스탠더드'인 인권 존중의 관점에서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자의 인권 회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이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등에서 아시아 국민들 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다면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징용문제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를 내버려 둔 해결은 오히려 해결을 포기하는 것이며, 화근을 남길 뿐"이라며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은 피해자의 생각을 진지하게 수용해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노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가 2015년 위안부 합의 때보다는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한다"면서도 "일본은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카모토 전 편집장은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를 거듭 촉구하면서 "한 번 사죄한 것으로 문제가 종료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성명은 나카자와 교수, 야노 사무국장, 도노무라 마사루 도쿄대 교수, 저술가인 가토 나오키 씨가 주도했습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데라오 데루미 나고야공업대 명예교수, 김부자 도쿄외대 교수 등은 이름을 올렸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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