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잣대가 바뀌고 있다… 명문대·대기업보다 ‘좋아하는 일’ 우선
명문대에 들어가거나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 자녀 교육의 성공이라고 믿는 국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런 내용의 ‘2022년 교육 여론조사’ 결과를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조사는 교육 정책을 만드는 데 국민 여론을 참고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실시해온 것으로, 작년 조사는 전국 19~74세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9월에 했다.
연구진이 ‘우리 사회에서 자녀 교육에 성공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었더니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는 응답이 25.8%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자녀가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컸다’(22.7%) ‘자녀가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20.5%) ‘자녀가 경제적으로 잘산다’(14.3%) ‘자녀가 명문 대학에 들어갔다’(10.1%) ‘자녀가 좋은 배우자를 만났다’(6.6%) 순이었다.
2015년과 비교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24.3→20.5%) ‘명문대에 들어갔다’(14.5→10.1%) ‘경제적으로 잘산다’(17.7→14.3%)는 응답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21.9→25.8%)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컸다’(19.1→22.7%) ‘좋은 배우자를 만났다(2.7→6.6%)는 응답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변화는 성공에 대한 사람들의 잣대가 변함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 책임자인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산업화와 경제성장기에는 공부를 열심해 해서 명문대를 가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게 국가나 개인을 위한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올바른 인격을 갖추고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 일하고, 좋은 동반자를 만나 같이 살아가면서 삶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우리 나라 학벌주의에 대한 전망’을 물었을 때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7.2%로 가장 많았고, 28.1%는 ‘심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약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2015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명문대가 자녀 교육 성공의 척도라는 응답은 줄고 있으나,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이에 대해 권순형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있어온 학벌주의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과, 내 자식은 학벌을 목표로 경쟁에 뛰어들게 하겠다는 건 다른 관점”이라면서 “내 자식은 명문대를 목표로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아진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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