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賊反荷杖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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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딩하오 九단 / 黑 김명훈 九단

<제9보>(103~117)=중원은 언제나 막막하다. 팻말도 이정표도 없는 맨땅에서 방향을 가늠하고 길을 만들어야 한다. 백이 △에 뛰어 거점 마련에 나선 장면. 여기서 참고 1도 1이면 덫에 빠진다. 103이 좋았다. 109까지 사석전법으로 중앙 흑세를 은근히 키우며 백을 압박하고 있다.

111도 침착했다. 112는 적반하장, 좋게 표현하면 ‘공격이 최선의 방어’ 개념이다. 그 당당함이 113이란 위축된 수를 이끌어냈다. 이 수로 114에 젖히고 백 ‘가’ 때 ‘마’까지 부호순으로 상변 흑 2점을 버리고 선수로 중앙을 싸발랐으면 흑이 반면(盤面) 10집은 앞선 형세였다.

114가 놓여선 백도 허허벌판에 교두보가 마련됐다. 이제는 흑 ‘바’로 차단해도 백 ‘사’로 벗어난다. 117에 대해 AI(인공지능)가 참고 2도란 기막힌 대안을 내놓았다. 1, 3이 호수순. 4로 8은 흑 11로 크게 들어간다. 5가 또한 강수로 11까지 중앙에 아프리카 대륙이 들어설 수 있었다는 것. 그냥 117이면 백의 다음 수는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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