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울며 겨자먹기… 비행기 좌석 뜯어고치는 이유
아시아나항공은 16일 코로나 팬데믹 동안 화물기로 개조돼 운항했던 A330 항공기에 이코노미 좌석 260석을 다시 부착했다. 이 항공기를 마지막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 7대를 모두 원상복구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장기화로 줄어든 여객 수요와 늘어난 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9월부터 A350과 A33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개조한 화물기는 1대당 500회 이상 화물 노선 운항에 투입됐고, 총 7만t 화물을 수송해 약 3700억원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도 화물기로 고친 여객기 16대 중 14대의 복구를 마쳤고, 2대도 이달 중 여객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형 항공사(FSC)들의 이런 조치는 최근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리오프닝 대비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한편에선 코로나 기간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던 항공 화물 사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더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형 항공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화물 운송에 주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항공 화물 운임이 급락하고 물동량도 줄면서 화물 운송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형 항공사의 여객 회복세는 일본 노선을 앞세운 저비용 항공사(LCC)보다도 더딘 상황이다. 이로 인해 대형 항공사들은 여객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데도 수익은 오히려 악화하는 ‘수요 회복의 역설’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 화물기 호황도 끝나고 여객 회복은 더뎌… 대형항공사 수익악화에 울상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작년 12월 항공화물운임지수(TAC)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당 6.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12.7달러)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홍콩~유럽 노선 운임도 1년 새 30% 감소해 작년 12월 ㎏당 5.62달러를 기록했다.
운임 하락에 더해 화물 운송량도 감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물량은 2021년 4분기(10~12월) 20만9540t에서 분기마다 감소해 작년 4분기(10~12월)엔 15만3665t으로 줄었다. 1년 새 27%나 급감한 것이다.
대형 항공사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화물 운송 사업에 주력해왔다. 덕분에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2021년 1조4180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2조9844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더 이상 이 같은 실적 잔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하나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여객과 화물의 분위기가 확연히 갈라졌다”며 “항공 화물의 경우 수요 둔화로 운임 하락과 더불어 매출 감소세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LCC보다 더딘 여객 회복세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국내외 항공 여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형 항공사는 웃지 못하고 있다. 항공 여객 수요 증가 대부분이 일본·동남아 등 저비용 항공사(LCC)가 주력인 단거리 노선인 탓에 유럽·미국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을 내는 대형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LCC인 진에어는 지난해 4분기 국제선으로 33만9343명을 수송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했을 때 64%까지 회복됐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2019년 같은 기간의 55.5%, 에어부산은 57.8%, 에어서울은 58.2%, 티웨이는 53.2%까지 여객 수가 회복됐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108만3355명을 수송해 회복률이 44.1%에 그쳤다. 아시아나도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승객이 37.1%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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