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pick] 밝혀질 진실을 기다려라 외
넷플릭스 ‘페일 블루 아이’
공개 직후부터 지난 15일까지 9일째 넷플릭스 영화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라 있다.
19세기 초 미국 뉴욕 허드슨 밸리,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사관학교에서 생도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된다. 게다가 부검 뒤 영안실에 보관됐던 시신에서 누군가 심장을 감쪽같이 도려내 가져가 버렸다. 학교 지도부는 학교의 명성이 치명적 손상을 입기 전 범인을 잡기 위해 미제 사건 해결로 명성 높은 전직 형사 ‘어거스터스 랜도어’(크리스천 베일)를 불러온다.
우연히 만난 사관생도 ‘에드거 앨런 포’(해리 멜링)의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단서로 숨은 진실에 접근해 가는 랜도어. 하지만 사건은 캘수록 의문투성이다. 범인은 왜 심장을 도려냈을까. 시신의 손안에 남은 편지 속 찢긴 글자들은 무슨 뜻일까. 사라진 생도들과 연결된 몽환적 푸른 눈의 여인은 누구인가. 형사 랜도어가 슬픔 속에 회상하는 딸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추리 스릴러의 매력은 역시 음모로 가득한 공기, 선악을 가늠할 수 없는 인물들, 그 모든 요소의 조합이 뿜어내는 분위기에서 온다.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처연한 늙은 컨트리 가수 이야기 ‘크레이지 하트’ 등을 연출했던 스콧 쿠퍼 감독은 이런 묵직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데 능숙하다. 복잡한 단서 제시나 영화적 잔재주 없이, 마지막 반전 한 방으로 서사의 복합성과 주제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잘 쓴 추리소설을 읽는 듯 문학적인 느낌의 영화다.
클래식 ‘김규현·박종해 연주회’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은 멤버들이 다양한 솔로와 실내악 활동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아이돌 그룹을 닮았다. 이번엔 팀의 비올리스트인 김규현 차례. 2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무대에 선다.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라는 부제로 20세기 러시아 작품들을 골랐다.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이상 비올라 편곡)와 비올라 소나타를 들려준다. 2월 11·17일에는 노부스 콰르텟의 베토벤 4중주 무대로 이어진다.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2′
10여 년 만에 장화 신은 고양이가 돌아왔다.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은 2012년 국내 개봉한 1편의 후속편. 전작에서 ‘잭과 콩나무’ ‘황금 알을 낳는 거위’ 등을 솜씨 좋게 버무렸다면 이번 속편에서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를 패러디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에는 속편의 공식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더 많은 인물과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셀마 헤이엑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은퇴 장면에 록 그룹 도어스의 ‘디 엔드(The End)’를 녹여 넣은 선곡 감각도 빛난다.
연극 ‘히어’
파병됐던 아이작이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전쟁터보다 엉망진창이다. 아버지는 광대 차림을 하고 있고 어머니는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남동생은 성전환 수술로 여동생이 됐다. 아이작은 이 무질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가족극의 외피를 쓴 ‘히어(Hir)’는 파격적인 부조리극이다. “새로운 젠더에는 He도 She도 아닌 새로운 대명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연극.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박명신·김수현·홍선우·김하람의 연기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다. 박정희 연출로 29일까지 한남동 더줌아트센터.
뮤지컬 ‘청춘소음’
가본 적 없는 여행지를 홍보하는 여행 작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취업 준비생, 현실적인 문제로 결혼을 선택할 수 없는 공장 직원 등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다. 낡은 빌라에 사는 이들은 층간 소음 때문에 “당신의 바닥이 나의 천장”이라며 기 싸움을 한다. 그러다 맙소사, 정이 든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슬퍼도 행복한 척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서글프다. ‘당신과 나 사이’ ‘나의 거짓말에게’ 같은 노래를 잘 뽑아냈다. 창작산실로 선정된 올해의 신작이다. 우진하 연출로 2월 26일까지 대학로 동덕여대 코튼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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