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후 겪는 ‘남성 폐경기’…비뇨기·호르몬 치료 병행해야
- 성욕 저하·피로·수면장애 등 다양
- 오전 혈중 호르몬 2.5ng/ml 미만
- 6~12개월 간 한시적인 치료 필요
- 림프절 흡수 경구용 제제로 보충
- 네비도 주사제 가격 비싼 게 단점
- 수면무호흡 악화 등 부작용 조심
보통 ‘폐경기’라고 하면 여성을 떠올리지만,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은 혈중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난포자극호르몬’의 상승과 함께 월경이 끊어지는 폐경기를 겪는다.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안드로겐) 감소와 연관된 신체 변화와 아울러 성기능 저하를 느낀다. 이런 현상을 남성 갱년기 혹은 남성 폐경기라고 한다. 50세 이후 남성의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스마일정경우비뇨기과 정경우(전문의) 원장의 도움말로 남성 갱년기에 대해 짚어봤다.
▮ 증상과 진단 방법
남성 나이에 따른 남성호르몬 감소는 여러 증상으로 나타난다. 성욕 저하와 발기력 감소, 근육량 감소와 체지방 증가, 골밀도 저하 및 골절 빈도 증가, 우울증과 수면장애, 기억력 및 집중력 감소, 피로, 안면 홍조, 여성화 현상(여성형 유방이나 성징을 나타내는 체모 감소) 등이다. 이런 변화는 여성의 폐경기보다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남성 갱년기 측정에는 주로 ‘ADAM 설문지’(도표)가 사용된다. 또 혈중 남성호르몬을 오전에 측정해 3.5ng/ml 이상이면 정상이고, 2.5ng/ml 미만이면 치료가 필요하다. 그 수치가 2.5~3.5ng/ml이고 증상이 있으면, 6~12개월간 한시적으로 호르몬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 남성호르몬 보충
남성의 노화 과정은 남성호르몬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에 따라 여러 형태의 남성호르몬 제제 사용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게 됐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과 이점이 잘못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남성호르몬 보충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통 60세 이상 중에서 약 30%는 혈중 ‘테스토스테론’(정소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 농도가 정상 이하 수준이다. 이들이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에 적합하다. 또 건강이 좋지 않은 중년 남성의 약 50%는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나타나며, 내과 질환이나 신체 상태에 따라 테스토스테론이 낮게 나온다. 여기에는 갑상선기능 저하증, 만성질환, 비만, 만성 알코올 섭취, 고환 손상, 감염, 방사선 치료 경력 등이 관련돼 있다.
▮ 치료 제제와 주사제
임상에서 처음 선을 보인 것은 경구용 제제였다. 하지만 이는 간에 의해 효과가 상당히 감소하고 간내 ‘담즙울체성 황달’과 간암 유발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한 경구용 ‘안드리올’은 림프절을 통해 흡수되므로 간 독성이 낮은 약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는 수입중단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 작용시간이 짧아 치료 초기에 효과와 부작용을 파악하기 좋고, 남성호르몬을 높은 농도로 상승시키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
경피용 제제에는 피부에 부착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양상에 맞게 테스토스테론을 인체에 투여하는 겔 형태의 패치가 있다. 패치는 피부 자극 증상이 잦아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코점막에 넣는 겔 형태의 테스토스테론 제제만이 쓰이고 있다.
주사제는 테스토스테론이 인체에 확실하게 투여되고 사용하기 쉬운 것이 큰 장점이다. ‘예나스테론’ 주사제는 2~3주 간격으로 맞는데, 주사 후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급격히 올랐다가 약 2주간 서서히 떨어진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네비도’ 주사제는 3개월간 효과가 지속돼 널리 사용되지만, 비싼 것이 흠이다.
▮ 부작용은 어떤가
남성호르몬 보충치료를 할 수 없는 대상들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즉 전립선암 혹은 유방암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경우, 중증 적혈구 증가증, 수면무호흡증, 중증 심장기능 부전, 심한 전립선비대증 등이 그것이다. 치료 부작용으로는 체내 수분 저류, 수면무호흡증 악화, 적혈구 증가증 악화, 여성형 유방, 여드름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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