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의 동행 마무리한 박항서 감독 “선수들과 헤어져 마음 아파···거취는 아직 결정 안해”
베트남과의 5년 동행을 끝낸 박항서 감독은 이별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이후 거취에 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16일 태국 빠툼타니주 클롱루앙군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과 축구 팬께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태국과 알렉산드레 폴킹 감독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이날 태국에 0-1로 패해 13일 하노이에서 열린 홈 1차전(2-2 무) 결과를 더해 합계 2-3으로 밀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5년여 동안 이끌어 온 박 감독은 이달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베트남 감독으로서 마지막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2018년 이후 4년 만의 미쓰비시컵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태국을 넘어서지 못했다. 박 감독은 “결과는 감독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베트남 팀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비난보다는 격려를 국민들께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과 5년이 끝난 안도감 중 어떤 것이 더 큰가’하는 질문에 박 감독은 “두 가지 다 남는다”고 답했다. 그는 “우승하지 못한 죄책감과 반성, 무엇이 잘못인지에 대한 뉘우침이 많이 들고 정들었던 선수들과 헤어져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며 베트남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순간의 감정을 전했다.
이어 “사랑하는 선수들과 더는 같이할 수 없는 게 가장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박 감독은 “의무실에서 선수들과 지냈던 시간이 가장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이젠 팬으로서 베트남 축구를 열렬히 응원하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아직 다음 행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성격상 일을 할 땐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이제 대회가 끝났고, 계약 기간이 31일까지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선 그 이후에 날 관리해주는 (회사) 대표, 가족과 상의하려고 한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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