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외 아닌 다보스포럼 반대 시위…주최측은 삼엄 경비

인근 공항 진입로 기습 시위…행사장 일대 보안구역 설정·검문 강화

(다보스=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 세계의 리더들이 기후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개막일인 16일(현지시간) 이 행사를 반대하는 기습 시위가 열렸다.

스위스 장크트갈렌주(州) 경찰에 따르면 다보스포럼 행사장으로부터 자동차로 1시간40분 정도 거리인 알텐라인 SG 공항 부근에서 이날 오전 기후 활동가 30여명이 비행장 진입로를 막아서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나무로 된 구조물에 '1%를 위한 행사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글을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20분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까지 차량 접근은 통제됐다.

활동가들은 다보스포럼 참석자들 일부가 알텐라인 SG 공항에서 내려 다보스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시위로 항공기 운항이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인 15일에는 다보스포럼 행사장인 국제회의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스위스 사회주의 청년정당 당원들과 기후 활동가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국제회의장으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서 다보스포럼을 '세계 신식민지 포럼(World Neocolonial Forum)'이라고 비꼬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사 반대 목소리를 냈다.

매년 1월마다 2천∼3천명에 이르는 전 세계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모여드는 다보스포럼은 환경 문제와 양극화를 비롯해 다양한 주장을 펴는 활동가들의 시위 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던 셈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다보스포럼 기간에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비에 공을 들였다. 연방정부는 스위스군과 지역 경찰 5천여명을 다보스 주변 지역과 행사 장소 곳곳에 배치해 포럼 폐막일인 20일까지 안전을 지키도록 했다.

다보스 관할 그라우뷘덴주 경찰은 다보스포럼 행사장 일대를 보안 구역으로 설정하고 검문을 강화했다.

국제회의장으로부터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1차 검문이 이뤄진다. 취재진을 포함해 사전 참가 등록을 마친 사람들만 공항 검색대와 다름없는 소지품 검사를 거쳐 보안 구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국제회의장과 미디어센터 등 보안 구역 내 건물에서는 2차 검문이 이뤄진다. 이미 출입증까지 받은 참석자들도 건물을 일단 나오면 다시 진입할 때마다 소지품 검색을 받도록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매년 열리는 다보스포럼 경비를 위해 국방부 예산에서 3천200만 스위스프랑(429억여원)을 끌어와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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