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서 또 7.5조 투자 유치… `제2 중동붐` 기대
"재생에너지·수소도 협력하자"
신산업·방산 등 MOU 24건 체결
원전수출 1호 바라카 현장 찾아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경제사절단과 함께 61억달러(한화 7조5000억원 상당) 투자유치 성과를 이뤄냈다. 15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00억 달러(한화 40조원) 상당의 투자 결정을 이끌어냈던 윤 대통령이 UAE에서 연이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UAE 방문 3일째인 윤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포럼에는 윤 대통령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100여개 기업과 경제단체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24개 (시장형 공기업 포함), 중소·중견기업 69개, 경제단체·협회조합 7개 등 총 100개사가 참여했다.
경제단체는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기업인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320여명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열린 한-UAE 비즈니스포럼에서는 최소 61억달러 규모, 분야별로는 △에너지(6건) △신산업(8건) △방산(3건) △스마트팜(3건) △기업지원(4건) 등 총 24건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이 체결됐다. 대통령실과 산업부는 에너지, 방산 등 전통적인 협력 분야와 함께 수소 생산 및 활용(모빌리티), 바이오, 디지털전환,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양해각서가 체결돼 한- UAE 간 경제협력이 고도화 및 다변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국 간 경제협력 분야가 에너지, 방산을 넘어 첨단 신산업, 스마트 팜 등 전 산업을 망라하는 전면적인 경제협력 관계로 확대 발전하는 토대를 다진 만큼 '제2의 중동붐' 기대감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포럼에 앞서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에서 개최된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2008년 시작된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행사는 UAE 정부가 주최하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 분야 최대 연례행사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특별히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과 UAE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탄소중립 분야까지 확대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리더십이 더욱 커지고, 경제적 협력 기회 역시 증대될 것"이라며 "한국과 UAE가 함께 탄소중립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고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UAE의 담대한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탈탄소 스타트업의 성지로 이곳 아부다비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UAE는 2021년 최초로 탄소제로(0)도시 '마스다르' 건설을 선언하며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역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며 "무탄소 전원인 원전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고, 재생에너지·수소 등 청정에너지의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원전 협력에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저장포집활용(CCUS) 등 청정에너지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스마트 시티 건설도 양국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양국의 손으로 세계 곳곳에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원전 수출 1호인 바라카 원전 현장도 찾았다. 바라카 원전은 아부다비 서쪽 바라카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가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나 안전성과 경제성을 매우 뛰어난 2세대 원전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총 4호기 중 1·2호기가 운전 중이며 올해 3호기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UAE 정부가 한국에 300억 달러가 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원천에는 바라카원전 협력이 자리하고 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기본이 되는 양국 간의 협력 프로젝트가 '바라카 원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미경·정석준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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