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임신 이후 떠난 남자…30년치 양육비 받을 수 있나"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임신을 했지만 헤어진 남자친구를 두고 30년간 아들을 홀로 키운 미혼모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16일 YTN 라디오 '양소영의 변호사 상담소'에는 대학 시절 만난 남자친구의 아들을 30년간 홀로 뒷바라지한 A씨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친구 B씨와 3년을 사귀다 헤어졌다. 이별 이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이를 B씨에게 알렸으나 그는 '내 아이가 아니다. 아이 지우고 연락하지 마라'며 A씨를 떠났다.

A씨는 결국 아들을 출산했고 30년간 식당 알바를 하며 자식을 뒷바라지했다. 어느덧 결혼까지 해 가정을 이룬 아들은 돌연 30년 만에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노력 끝에 B씨를 찾은 아들은 인지 청구 소송을 통해 B씨에 의해 인지됐다.

B씨는 A씨와 헤어진 이후 다른 여성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었다. A씨는 홀로 아들을 키운 세월이 야속해 B씨를 상대로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소송 진행 도중, B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씨는 "제 청춘을 바치면서 혼자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 아빠를 찾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상속인들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최지현 변호사는 "인지 청구는 친부나 친모가 살아있다면 소멸 시효 없이 언제든지 가능하며 보통 동시에 자녀의 양육비 청구도 함께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연자는 B씨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다.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공동 양육할 책임과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의무는 자녀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소송 진행 중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게 되면 상속인들이 소송을 이어받는 것을 소송 수계라 하는데 과거 양육비 지급 의무는 일반적으로 상속성이 부정되는 일신전속적 의무이기 때문에 소송 수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 변호사는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또는 가정법원 판결에 의해 지급 청구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과거 양육비 지급채무가 상속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연자가 망인의 상속인들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친부 자녀로 인정되기 때문에 망인이 사망 시 남긴 재산을 (아들이) 상속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부연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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