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40] ‘진짜 나(true-self)’를 보여주기
회의 목적에 따라 더 적합한 소통 스타일이 있다. 예를 들어 일정 공지같이 한쪽 방향으로의 소통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지만 복잡한 사안에 대한 결정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이 필요한 경우엔 쌍방향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좋은 회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주세요’라고 리더는 진심으로 이야기하는데 회의 분위기는 썰렁하게 정적이 흐르는 경험을 한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 스토밍’이 어렵지 않은 회의 방식 같지만 소수만 이야기하고 고요할 때가 많다. 결국 브레인의 흐름이 아닌 강제적으로 앉은 순서대로 의견을 내게 된다.
할 말이 없어 회의가 썰렁한 경우는 적다. 마음엔 꿈틀대는 생각이 있는데 입이 잘 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무엇보다도 ‘평판’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이야기했는데 상사에게 곧장 그건 아니라는 식의 평가를 받는 분위기라면, ‘자유로운 소통을 하라’고 리더가 말로 아무리 동기 부여를 해도 곧장 의욕 상실 상태가 될 것이다. ‘억지로 이야기하라 강요할 수도 없고 구성원이 회의 시간에 자기 이야기를 안 해 답답하다. 생각이 없이 회사를 다니는 것인지…’라며 속상해하는 리더의 고민을 듣는데 혹시 자신이 리더로서 과도하게 완벽한 모습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평판을 중요시하는 것은 본능 수준의 당연한 마음의 흐름이다. 그렇다 보니 진짜 나(true-self)보다 주변에 전략적으로 완벽한 자신(strategic self-presentation)을 보이려는 경향이 크고 리더에게는 더욱 그런 면이 강하다. 부모도 자녀의 리더다. 자식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픈 욕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리더가 자신의 약점도 때론 오픈할 수 있는, 즉 진짜 나를 보여줄 때 오히려 구성원과 리더, 더 나아가 구성원과 조직의 정서적 연결이 긍정적으로 강화되고 창의성 등 업무 능력도 향상된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나의 약점을 오픈한다는 것이 어렸을 때 트라우마 기억을 다 꺼내 놓아야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 생각도 틀릴 수 있고 실제 틀린 경험도 많이 했다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 예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나도 약점이 있다는 ‘진짜 나’를 공유하는 데 있어 말보다 행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회의에 적용해 본다면 구성원의 이야기가 내 생각과 다를 때 곧장 피드백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오늘은 경청만 하자. 나도 불완전하고 그래서 잘 듣고 배워야 한다’는, 진짜 나를 보여주는 무언의 소통이 될 수 있다. 전략적인 자신보다 진짜 나를 보여줄 때 구성원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와 소통도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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