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바라카 원전 방문… 무함마드·만수르 먼저와 맞이했다

노석조 기자 2023. 1. 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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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국방 동맹으로 한국과 UAE 관계 격상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한국이 해외에서 수주한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가동 준비를 마친 3호기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에 있는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UAE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그의 동생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이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14분쯤 기다린 후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 갑부로 잘 알려진 만수르 부총리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무함마드 대통령과 원전 사진·도안이 담긴 액자 선물을 서로 교환했다. 행사에는 양국 관계 부처 장관들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한 기업 총수들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은 양국 관계를 대표하는 큰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국빈 방문이 원자력을 넘어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저장포집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분수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양국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줬다”며 “원자력을 포함한 많은 주요 부문에서 양자 협력의 기회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바라카 원전은 1·2호기가 상업 운전 중이고, 3호기에 이어 내년 4호기까지 가동되면 탄소 배출 없이 UAE 전력 수요의 최대 25%를 책임지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은 일명 ‘사막의 기적’으로 불린다”며 “땀과 헌신으로 이뤄낸 양국 관계의 상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양국 100여 기업이 참여한 이 포럼에선 이날 총 24건, 최소 61억달러(약 7조55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이 체결됐다. 정상회담에서 UAE가 한국에 300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기업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창출한 것이다. 에너지, 방산 등 전통적 협력 분야 외에도 수소, 바이오, 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MOU가 체결돼 한·UAE 간 경제 협력이 다변화됐다. 한·UAE 협력과 관련, 윤 대통령은 15일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며 “여기가 바로 여러분의 조국이다.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했다.

만수르와 대화 나누는 이재용 -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이 16일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UAE 양국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방위산업 등 전통적 분야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양국 관계가 실질적인 ‘에너지·국방 동맹’ 관계로 격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UAE가 전략적 방산 협력 MOU를 체결하면서 UAE는 항공기와 헬기 등 공중·항공 전력 등 다른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UAE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T-50 고등 훈련기, KF-21 ‘보라매’ 국산 초음속 전투기, 소형 무장 헬기(LAH) 등을 주요 협력 대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가 개발하는 다목적 수송기(MC-X) 국제 공동 개발 사업은 2035년 이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 K2 ‘흑표’ 전차와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 방공 유도무기의 수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UAE는 구형 전차 100대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이미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35억달러) 수입 계약을 체결했고,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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