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산대교 안전하다던 전문가 "일부 구간만"...서울시 확대해석
[앵커]
지난해 YTN이 성산대교 보수가 끝나자마자 다리에 균열이 갔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서울시는 합동조사단까지 꾸려 정밀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안전하다'고 발표했는데 YTN 취재진이 당시 조사단에 참여한 전문가를 접촉해보니 "확인한 구간은 일부이기 때문에 충분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데도 서울시가 확대해석해 발표했다는 건데 이는 지난달 발표된 감사 결과와도 같습니다.
이준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부터 보강 공사에 들어간 서울 성산대교.
오히려 공사를 마친 구간 바닥 판 곳곳에서 균열이 발견된 사실이 지난해 3월 YTN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는 부랴부랴 합동조사단을 꾸려 석 달간 정밀점검에 나섰는데 당시 내린 결론은 '안전하다'였습니다.
[김상효 / 성산대교 안전성 검증 합동조사단 위원장 (지난해 8월) : (비전문가들은) 균열이라고 하니까 우려하는 입장을 보였는데, 저희가 판단한 거로서는 거의 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울시가 합동조사와는 별개로 추진한 감사 결과 보고서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정반대 해석이 담겼습니다.
감사에서 확인된 성산대교 보수 공사 실태는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수준입니다.
먼저, 보수 공사를 맡은 시공사는 측량도 해보지 않고 바닥 판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최대 10㎝까지 아귀가 맞지 않아 튀어나온 부분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바닥 판에 들어가는 철근도 측정한 14지점 가운데 9개 지점에서 설계도와 달리, 성글거나 빽빽하게 배치됐습니다.
또 공사를 마치기 전부터 균열이 900개 넘게 발견돼, 시공사 측이 몰래 임의 보수를 진행했고, 7개월이 지나 이뤄진 조사에서도 균열은 여전히 510개 포착됐습니다.
보수가 제대로 안 됐거나, 균열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을 가능성 모두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엉망이었다는 게 감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시공사와 감리사, 서울시에선 공사 발주 부처와 감독 부처가 모조리 징계를 받았고, 형사고발과 영업정지 처분도 내려졌습니다.
지난해 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전문가도 감사보고서 내용에 공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전하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할 때도 임시 작업대가 있었던 구간에만 적용할 수 있는 설명이라고 분명히 단서를 달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작 균열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는데도, 서울시가 성산대교 전체 구간에서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확대해석해 발표한 건 아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서울시는 감사위원회 지적을 토대로 오는 3월 교량을 전수 재조사하기 위해 이렇게 임시 작업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안심해도 된다던 5개월 전 발표 내용이 무색해졌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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