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대표팀 공식 출항 “모두가 말하는 위기, 기회로 삼을 것”

이강철 감독 “최대한 많은 경기를”
김현수 이번에도 주장…가교 역할
양의지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
김하성 “꼴찌도 1등 이길 수 있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이 16일 열린 첫 소집 기자회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우석·이강철 감독·양의지·김하성. 정지윤 선임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이강철호’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16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처음 모였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최지만(피츠버그)과 이정후(키움), 소형준, 고영표(이상 KT), 이용찬, 구창모, 박건우(이상 NC), 원태인(삼성), 김광현(SSG), 이의리(KIA) 등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최종 엔트리 30명 중 19명이 자리했다.

이날 오전 열린 오리엔테이션에서 이 감독은 선수들과 대표팀 유니폼을 입어보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WBC 일정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오후에는 이 감독과 양의지(두산), 고우석(LG),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이 기자회견에 참가해 WBC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모든 분들이 (한국 야구의) 위기라고 말씀하신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로 채워진 대표팀으로 선수들과 (많이 이겨)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게 준비해서 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와서 후회 없이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몸이 안 돼서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제 역할을 잘 수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대표팀 주장에는 김현수(LG)가 뽑혔다. 김현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완장을 차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호주, 체코, 중국, 그리고 ‘숙적’ 일본과 같은 B조에 속해 있다. 3월9일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호주를 만난 뒤 일본, 체코, 중국과 차례대로 맞대결을 치른다.

호주전 승리를 1차 목표로 잡은 이 감독은 지난 5일 호주로 출국해 전력을 점검하고 9일 돌아왔다. 이 감독은 “호주 경기를 봤을 때에는 아시아권과 가까운 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대표팀 감독 성향은 번트 스타일이 아닌 걸로 알고 있고, 그런 점들을 많이 파악하고 있다”며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들을 많이 뽑아놨다. 포수 양의지가 잘 알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것이지만 실점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쓰면서 승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3월10일 열리는 숙명의 한·일전에 대해서는 “일본은 투수력이 좋으니까 선수들이 잘 쳐야 한다. 낼 수 있는 작전을 다 써서 점수를 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주전 포수를 맡게 된 양의지는 “이번 대표팀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이강철 감독님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잘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태극마크를 달게 된 김하성은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이길 수 있다. 야구계 선배들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겼던 기운을 받아 우리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