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한때 큰 선수 된 줄 착각…중압감이 발목 잡았다”
스콧 권유로 롱퍼터 쓰며 퍼트 안정
“작년 프레지던츠컵 경험이 큰 도움”
“2승 이후 제가 큰 선수인 줄로 착각했다. 스스로 중압감을 느꼈고, 그게 제 발목을 잡았다.”
김시우(28)는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새해 첫 풀필드 대회 소니 오픈에서 우승한 뒤 한국 미디어와 한 인터뷰에서 데뷔 후 4승을 거두기까지의 여정을 돌아봤다.
“1, 2승을 빠르게 한 뒤 3승까지 시간이 걸렸고, 4승까지 또 시간이 걸렸다. 이번엔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해 더 기쁘다”는 김시우는 “루키 시즌과 다음 시즌에 1, 2승을 거뒀는데 운 좋게 빨리 우승하면서 스스로 제가 큰 선수인 줄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만 21세에 PGA 투어 첫 승(윈덤 챔피언십)을 거두고, 이듬해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큰 각광을 받았으니 스스로 어깨에 힘을 줄 만도 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커졌다. 하지만 이후 3승(202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까지 무려 3년8개월이 걸렸고 이번에도 2년 만에 우승했다.
“그동안 계속해서 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에서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멘털 면에서 많이 배우면서 성장했다”는 김시우는 “오늘도 그때 쌓은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고 주먹을 불끈 쥔 장면이나, 17번홀(파3)에서 칩샷으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한 뒤 포효한 모습은 마치 지난해 가을 프레지던츠컵에서의 활약을 다시 보는 듯했다.
김시우는 “지난해엔 출발부터 흔들렸고,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못 나가 마무리가 좋지 않았는데 트레버 이멜먼 단장님이 뽑아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캡틴 애덤 스콧(호주)으로부터 롱퍼터 사용을 권유받았고, 이후 퍼트가 안정되며 우승까지 연결했다. 김시우는 공교롭게 통산 8승의 최경주가 우승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따라 한 데 대해 “좋은 징조”라며 반겼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오지현(27)이 함께하며 심리적으로 큰 힘이 돼준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지현이가 미국에 자주 건너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일본에도 건너와 응원해주는 등 큰 위안이 돼 줬다”며 “여기에 같이 와주서 고맙고, 결혼 후 첫 우승이라 서로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하는 김시우는 “2년 전 우승한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빨리 시즌 2승을 거둘 수 있도록 할 테니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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