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달걀 들어왔지만…치솟는 물가에 간편식 ‘차례상’
[앵커]
유치원생들이 하는 배꼽인사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양 손을 배 위에 가지런히 모은 뒤에 몸을 숙여 절하면 된다 성균관이 권고한 명절 세배 방법입니다.
차례상 과일도 정해진 것이 없으니 편하게 고르면 되고, 무엇보다 힘들게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차례상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정부는 값싼 수입 달걀을 들여왔고, 간편조리식, 이른바 밀키트 제수용품을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페인에서 들여온 달걀입니다.
한 판 가격이 국내산보다 1,500원 이상 저렴합니다.
[이규호·송지희/서울 강서구 : "품질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요. 가격면으로 많이 저렴하다 보니까 먹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겉보기엔 국내산과 똑같지만 달걀에 새겨진 난각 번호가 다섯 자리로 되어 있습니다.
국내산은 열 자리라서, 섞이더라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달걀 가격은 안정적이고 수입 조치에 반발하는 농가들도 있지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들여온 이유는 물가 때문입니다.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려면 최고 36만 원.
대형 마트도, 전통시장도 모두 지난해보다 더 많이 듭니다.
특히 나물과 잎 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는데, 최근 한파와 폭설이 신선 식품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경기도, 충북, 강원도 일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기 때문에 (농가) 대설 피해가 없도록, 각 유통 주체가 신경 써주시길..."]
재룟값 부담 때문에 간편식으로 만든 제수 용품을 찾는 가정도 늘었습니다.
손질된 식재료로 식품을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가운데 제수용 제품의 매출은 최근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류경석/대형마트 메뉴개발기획팀장 : "이제는 소가족 위주고 적은 양만 해도 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를 했습니다."]
문제는 먹거리 식품 부담이 설 이후에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식품 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절반은 올해 지출이 더 클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김상효/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수입 단가가 하락한 부분도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올해 하반기는 되어야 식품 물가 안정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한국은행은 다음달까지 5%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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