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정상, 바라카 원전 방문 “양국 관계 상징…추가 원전 협력 등 성과 낼 때”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를 함께 찾았다. 원전 분야에서 양국 협력 의지를 극대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말했다. 전임 정부 ‘탈원전 정책’ 백지화에 이어진 윤석열 정부의 ‘원전 수출 동력화’ 정책 기조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 사흘째인 이날 오후 무함마드 대통령과 함께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에 있는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3호기 가동을 기념하고 건설 진행 현황을 점검했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수출 1호 원전이자 중동 최초의 상업 원전이다. 두 정상은 상업운전 중인 1, 2호기와 가동 준비를 마친 3호기, 건설 중인 4호기 추진 현황을 함께 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라카 원전은 한국과 UAE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표하는 큰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원전 분야 협력을 추진하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이 원자력을 넘어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저장포집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양국에 상당한 이익을 줬고 원자력을 포함한 많은 주요 부문에서 양자 협력의 기회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국 관계는 10년에 걸친 바라카 원전 개발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며 “3호기가 가동되면서 UAE의 청정 전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전 사업의 글로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두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협력을 계기로 경제 협력 분야를 전방위로 넓히자고 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밝힌 300억달러(한화 약 40조원) 규모의 투자도 원자력을 비롯해 에너지, 방산 등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추가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을 향후 협력 과제로 언급한 것은 전날 체결된 ‘넷 제로(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양해각서(MOU)’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MOU에는 양국이 원전 제3국 공동진출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윤 대통령의 ‘원전 강조’ 행보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경제 정상 외교 기조를 밝힌 뒤 첫 순방지인 UAE에서 ‘원전 정상외교’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외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산업 정상화’ 정책을 전면에 내걸게 됐다. 윤 대통령은 앞서 신년사에서 경제 외교를 강조하면서 원전과 방산, 인프라 등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삼는 ‘해외 수주 500억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 기념행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무분별하다”고 비판하며 “원전산업을 수출 버팀목으로 만들고,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바라카 원전 방문 현장에는 두 정상을 비롯해 양국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대통령실 주요 인사들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승일 한전 사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등이 60여명이 참석했다. UAE 측에서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동생인 만수르 빈자이드 알나흐얀 UAE 부총리와 칼둔 알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60여명이 자리했다. 정부와 관련 민간 기관의 고위급 인사들이 함께 모여 양국 협력 의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측은 선물로 바라카 원전과 국내 원전 사진 등이 담긴 기념우표 액자를, UAE 측은 원전 도안 액자와 기념 동전 등을 선물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아부다비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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