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로 나와” “집에서도 다 돼”…‘재택이몽’
카카오 3월 ‘전면 출근’ 전환
SKT·당근마켓·넥슨 등
“실적 악화” 이유로 재택 축소
카카오 노조 가입률 50% 눈앞
집단 반발 움직임 등 ‘진통’
정보기술(IT) 업계에 재택근무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 도입에 앞장선 IT 기업들이 최근 다시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 방식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에 대비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사무실 출근이 더 효과적이란 회사 측 판단이 깔려 있지만, 일부 업체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로 전환한다. 사실상 전면 출근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네이버 등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곳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재택근무 횟수를 주 1회로 제한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올해부터 전면 재택근무(필요시 주 1회 사무실 근무)에서 주 3회 사무실 출근으로 바꿨다.
주요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재택근무를 끝내고 전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신작 가뭄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사무실 출근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게 게임업계 입장이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지만, 디즈니와 트위터 등 사무실 출근을 강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으로 평가받는 IT업계가 출근 강화에 나서는 것은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이 업무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부 돌발 변수 등에 기민하기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 3년간 직원들이 재택근무의 효용성을 경험한 만큼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데에는 상당한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작업 공간 확충과 구내식당 증설 등의 복지 확대에 나섰으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블라인드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재택이 출근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무실에 가도 어차피 혼자서 코딩 업무를 하는데 출근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일방적인 통보로 애를 맡아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집단 움직임도 감지된다. 카카오가 오피스 근무제 발표 이후 공교롭게도 노조 가입률이 상승했다. 한 달 전까지 40%대에 머무르던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 가입률은 5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업체들은 내심 경쟁사 등으로의 인재 유출도 우려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애플이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주 3회 사무실 근무 방침을 정하자 구글에서 스카우트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개발자가 퇴사한 후 구글로 복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에 따른 업무 효율성과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나 점검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반감이 적지 않다”며 “경기 침체 등 달라진 기업 여건 등을 감안해 노사가 논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지 않는다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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