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잇단 전력시설 공격에…우크라 이통업계 ‘배터리 대란’
‘생존 필수품’ 휴대폰 비상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동통신 네트워크 유지를 위한 배터리 및 장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휴대폰은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다. 일반 시민들은 전쟁 소식이나 대피 관련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얻고, 긴급 구조요원들도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이나 승전 소식을 전달하는 주된 채널도 휴대폰이다.
러시아의 잇단 기반시설 공격은 우크라이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안테나와 전환설비 등 휴대폰 기지국 장비를 운용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데, 러시아의 공격으로 정전이 일상화한 반면 비상용 배터리 수급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에 따르면, 현재 이동통신 기지국의 25%는 가동이 중단됐다. 기반시설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난해 11월 말에는 기지국의 59%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3위 이동통신 사업자 라이프셀의 경우 자사 통신망의 정상적 운용을 위해서는 약 250대의 발전기와 3만6000개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필요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이동통신 기지국에서 사용하는 AGM 배터리는 사용 가능 시간이 2~3시간에 불과하고 충전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크라이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기존의 낡은 AGM 배터리를 대체하기 위해 제조업체에 문의했지만 생산에 서너 달이 걸린다는 답을 받았다. 이들은 타사 서비스 가입자들이 추가 비용 없이 자사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호 무료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미국은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 국제개발처(USAID)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이동통신 및 인터넷 협회에 50대의 경유 발전기를 지원했다. 미 외교관들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고압변전기 및 기타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키이우스타는 8000개, 보다폰 우크라이나는 5000개의 새 배터리를 공급받아 설치했다. 그러나 새 배터리도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새 배터리 작동 시간은 6시간으로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길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순환 정전 주기보다 작동시간이 짧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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