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심기술’ 초임계 반도체 장비 유출…검찰 “수조 원 피해”
[앵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신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된 정황을 지난해 KBS가 보도해 드렸는데요.
검찰이 1년 넘는 수사 끝에 중국으로 넘어간 구체적인 경로를 확인했습니다.
국내 업계의 피해도 최대 수조 원대 이를 것으로 검찰은 예상했습니다.
현예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반도체는 웨이퍼, 즉 기판에 회로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이후 기판을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데, 이때 기판 손상을 줄일수록 불량률이 줄어듭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는 여기에 최적화된 장비를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액체도 기체도 아닌 이산화탄소로 세정하는, '초임계 세정장비'입니다.
초정밀 반도체 양산에 꼭 필요해 정부는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장비의 핵심 도면이 2021년 중국의 한 반도체 업체로 넘어 갔습니다.
유출 과정은 세메스 전직 직원과 중국 측의 합작품이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입니다.
검찰은 세메스에서 10년 넘게 일한 A 씨 등이 다른 협력업체를 통해 초임계 세정장비의 핵심 도면을 구한 뒤, 중국 브로커를 거쳐,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넘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핵심 도면을 넘긴 대가로 중국에서 거액을 받은 정황이 있지만, 이들은 컨설팅 비용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박진성/수원지검 부장검사 : "(초임계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여한 피의자들이 거액의 경제적 이득을 취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A 씨 등은 초임계 보다는 한 단계 낮은 기술인 습식 세정 장비도 중국에 유출한 혐의도 받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 씨 등이 얻은 이득이 천2백억 원대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A 씨와 중국 국적의 브로커 등 4명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이미 빠져나간 반도체 세정 기술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줄면서 우리나라가 입게 될 피해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KBS 뉴스 현예슬입니다.
촬영기자:오광택/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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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 기자 (yes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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