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UAE 적은 이란” 발언에 민주당 “또 외교 참사”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란과의 긴장감을 키울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외교참사”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라며 장병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야당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서면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이란을 군사적 위협세력으로 여기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국익을 해치는 외교적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과의 긴장감을 키워 UAE에 파견된 아크부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란이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때 연을 맺고 2016년 포괄적 파트너십을 채택한 우호협력국임을 언급하며 “외교는 적을 줄여가는 것인데 오히려 적을 늘리는 한심한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익을 훼손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외교 참사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거짓말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 “올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윤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또다시 ‘해외순방 리스크’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또 “이란을 대한민국의 적으로 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욕설 논란 등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등 해외 순방 때마다 국민의 걱정을 샀다”며 “신년 첫 순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굴욕 아니면 무능이라는 평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아크부대의 적이 이란이면, 이란의 적은 대한민국이 되는 건가”라며 “중동에 파병 나간 우리 장병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란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