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플래시 비추면 짝퉁 판별…‘라벨갈이’ 막는다

이새봄 기자(cestbon@mk.co.kr) 2023. 1. 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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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메카, 위조방지 기술
제품 라벨에 적용 성공
정부 10대 나노기술 선정
의류 등 상품에 적용 기대
휴대폰 불빛을 비추면 ‘OK’표시가 나오는 나노메카 케어라벨 <나노메카 제공>
티셔츠를 비롯한 의류에는 반드시 ‘케어라벨’이 달려있다. 세탁라벨, 혹은 품질 표시라벨이라고도 하는 케어라벨에는 제품의 혼용률과 사이즈, 취급시 주의사항과 제조원, 제조국 등이 기재된다. 최근 나노메카가 개발한 케어라벨에는 한가지 정보가 추가되어 있다. 정품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위조방지 표시’다. 하지만 최진영 나노메카 대표(33)가 보여준 티셔츠의 투명한 케어라벨 어디에서도 정품을 확인하는 표시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휴대폰 플래시로 비춰보니 상황이 반전됐다. 라벨의 어느 곳을 비춰도 무지개빛으로 크고 선명한 ‘OK’라는 글씨가 드러났다.

최진영 대표는 16일 “저급한 중국산 의류를 수입한 뒤 케어라벨만 바꿔 국산품으로 둔갑시켜 유통하는 소위 ’라벨갈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신개념 케어라벨”이라고 설명했다.

나노메카의 위조방지 기술은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헌 교수 연구실과 공동개발한 기술이다. 나노메카와 이헌교수 연구팀은 반도체 제조 소자 제조 방법을 활용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계단 형태의 미세 구조물을 필름 형태로 얇게 만들었다. 여기에 빛을 쏘면 빛이 구조물에 부딪혀 굴절되거나 반사되면서 특정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반도체 공정으로 ㎚급 미세 구조물을 만들어낸 데다 그 위를 얇은 플라스틱 소자로 덮어줬기 때문에 이 패턴을 복제하기가 어렵다. 최 대표는 “설계된 나노패턴의 일부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원하는 이미지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복제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케어라벨에 형성된 나노패턴은 수십차례의 세탁 및 열풍 건조, 비틀림, 마찰 등에도 손상되지 않는다.

수영복과 운동복 등의 케어라벨로 활용되는 TPU 소재에 나노패턴을 입혔기 때문에 맨눈으로 보면 다른 케어라벨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나노패턴을 입힌 필름 위에 각종 브랜드 정보와 세탁 방법 등이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조방지 라벨이라는 사실을 숨길수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고급 의류 브랜드의 경우 자신의 브랜드 라벨을 위조해 저가 상품에 라벨만 붙여 파는 라벨갈이(텍갈이)를 통한 위조 상품 유통을 차단할 수 있다. 최 대표는 “기업과 소비자 간의 유통뿐 아니라, 향후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노메카는 지난해 말 세계적인 라벨·포장재 제조 판매 기업인 에이버리데니슨과 보안 솔루션 공급 양해각서(MOU)를 맺었으며 올해부터 에이버리데니슨은 나노메카 제품의 국내외 영업·판매 등을 맡고있다. 에이버리데니슨이 나이키 등 주요 기업의 라벨을 제작하고 있는 만큼, 이 회사를 통해 국내외 의류 회사들에게 보안 라벨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나노메카 측의 기대다.

나노메카의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최근 개최한 ’2022 나노융합 성과전‘에서 ’10대 나노기술‘로 소개되기도 했다.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추진하는 ’산학연협력 기술개발사업‘에서는 올해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위조방지 케어라벨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스티커·필름 형태의 제품도 개발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향후에는 보안이 중요한 지폐나 상품권, 유가증권, 여권등에도 우리가 개발한 보안 기술이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 회사의 꿈”이라고 밝혔다.

최진영 나노메카 대표
휴대폰 불빛을 비추면 ‘OK’표시가 나오는 나노메카 케어라벨 <나노메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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