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발달장애 남매 두고…시한부 엄마의 '슬픈 바람'
오늘(16일) 밀착카메라는 말기암 판정을 받은 발달장애인 자녀의 어머니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또 이미 홀로 남겨진 또 다른 발달장애인 가정도 찾아가봤습니다. 이들은 지금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유방암을 앓고 있는 김미하 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엔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됐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병원에서 말한 남은 시간은 6개월, 슬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김미하/발달장애인 남매 어머니 : {엄마 나랑 살 거야?} 엄마 너랑 살 거야. {계속?} 계속 쭉.]
아들은 엄마의 빈자리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요리를 해보기도 하고,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선생님과 단둘이 여행도 떠났습니다.
[김미하/발달장애인 남매 어머니 : 춘천 닭갈비 먹으러 갈 거야. 근데 오늘 OO이가 선생님이랑 약속을 잘 지켜야 다음에 또 가는 거야. {네.}]
항암치료가 끝나고 2주 만에 만난 딸, 엄마 마음을 안다는 듯 꼭 안아줍니다.
[김미하/발달장애인 남매 어머니 : 잘 지냈어? {엄마 맞죠? 선생님, 우리 엄마예요. 엄마 고생 많았어.} 엄마 고생 많았어.]
김미하 씨는 아이들이 엄마 없이도 잘 살지 걱정입니다.
[예쁘게 묶어주세요! {예쁘게 묶어줄게요.} 네. {마음에 안 들면 말해요.} 오빠, 저 찍어주세요. {네네.}]
[김미하/발달장애인 남매 어머니 : 너 여기 선생님 어디서 나오셨게. 방송국.]
하지만 지자체로부터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김미하/발달장애인 남매 어머니 : 제가 죽으면 그럼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 그랬던 '그러면 그때 부랴부랴 뭔가 진행이 되겠죠'라고…]
저녁이 되고 여행 갔던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미하 씨는 아들이 낯선 환경이 아니라, 친숙한 이 집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달장애인 형제의 아버지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비교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동생이 형의 보호자입니다.
오락실을 가고 친구들을 만나다가도 형을 먼저 챙깁니다.
[A씨/발달장애 형제 동생 : 5시. {5시쯤?} 형 올 때 맞춰서. {형 오기 전까지 OO씨 혼자만의 시간이에요?} 네.]
형을 기다리는 것도, 마트에서 형이 가장 좋아하는 쌀과자를 고르는 것도, 동생의 일입니다.
올여름까지 이어지는 지자체 긴급 지원이 끝나면 형제는 집을 떠나 장애인 거주시설로 가야할지도 모릅니다.
보호자가 없는 경우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은 익숙한 터전을 떠나 장애인 거주시설에 맡겨집니다.
그런데 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은 이곳이 낯선 곳에 서툰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과 인력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운영 중인 지자체는 서울시 한 곳 뿐입니다.
어머니의 바람은 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오늘 아침 잠에서 깬 집에서 또 다른 하루를 이어가는 것.
홀로 남겨질 이들은 그 일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작가 : 유승민 / VJ : 황의연 / 인턴기자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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