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곱버스 투자했다 8일간 -30%…테슬람은 간만에 '미소'[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1. 1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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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2주일 연속 2억달러대의 매수 우위를 이어갔지만 증시 낙관론은 아니었다.

테슬라와 애플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증시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펀드와 채권 펀드 매수였기 때문이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이 끝을 향해 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미국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도 주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4~10일 미국 증시에서 2억609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9~13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5% 올랐다.

직전 주간(지난해 12월28일~1월3일)에 이어 2억달러대가 넘는 순매수를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순수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와 애플 2개뿐이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10일 동안 테슬라를 가장 많은 7283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테슬라는 9.9% 급등했다.

테슬라는 지난 3일 108.10달러를 바닥으로 올라오는 모습이다. 지난 13일에는 122.40달러로 마감해 120달러대까지 회복했다.

애플은 200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순매수 상위 6위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수익률은 4.5%이다. 애플은 지난 5일 125.02달러를 바닥으로 지난 13일 134.76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순수한 미국 주식 투자는 테슬라와 애플로 그쳤다.

미국 주식 펀드가 하나 포함되긴 했지만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로 인버스 펀드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4~10일간 SOXS를 두번째로 많은 5370만달러 순매수해 직전주 2681만달러에 비해 반도체주 하락 베팅을 늘렸다.

하지만 전반적인 증시 랠리 속에 반도체주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SOXS는 지난 4~10일 24.5% 폭락했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낙폭은 30.4%로 더 확대된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주식이 2개 더 있었지만 하나는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을 모두 포괄해 전세계 중대형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ACWI(ACWI)였고 나머지 하나는 대만 반도체회사인 TSMC의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이었다.

올해 미국보다 유럽이나 이머징마켓 증시가 수익률이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ACWI가 287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ACWI도 미국 주식 비중이 60%로 절대적으로 높지만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전세계 우량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산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반도체주 하락에 베팅하면서 TSMC는 애플보다 많은 2100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 12일 TSMC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선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TSMC는 지난 12일 실적 발표 결과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올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는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나머지 5개는 모두 채권 펀드였다. 순매수 상위 11위까지 채권 펀드인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미국 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가 차지해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채권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줬다.

특히 달러 약세를 기대하고 이머징마켓 채권에 현지 통화로 투자하는 반에크 JP모간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채권 ETF(EMLC)가 197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순매수 상위 7위에 오른 것이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이머징마켓 채권에 미국 달러로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JP모간 미국 달러 이머징마켓 채권 ETF(EMB)도1243만달러 순매수했다.

다만 채권 펀드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만기 1년 미만의 미국 국채와 회사채, 모기지 채권에 투자하는 JP모간 울트라 숏 인컴 ETF(JPST)였다. JPST는 2911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이외에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HYG(1551만달러)와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벤치마크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TMF(989만달러)까지 서학개미들의 채권 펀드 입맛은 다양했다.

美 증시 랠리에도 채권 사는 이유
올들어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서학개미들이 채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2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지난해 3월과 6월에 베어마켓 랠리에 속았던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후 랠리에서는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기술주가 사실상 소외됐다.

이 때문에 서학개미들은 증시가 반등해도 지속성을 믿지 못하고 매도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테슬라와 애플은 지난해 말 낙폭이 심해 여전히 저가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플이된다.

둘째는 주식의 경우 연준의 금리 사이클 외에 실적까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채권은 금리 하나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어 관리해야 할 리스크가 단순하다.

연준이 오는 3월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미 채권 금리는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고 있으며 달러 가치도 떨어졌다. 채권 금리가 내림세를 계속하면 채권에서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결과 S&P500지수가 올들어 4.2%, 나스닥지수가 5.8% 상승했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주식을 추격 매수하기보다 채권을 사는 편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10일간 서학개미들의 순매도는 상승 레버리지 펀드에 집중됐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4292만달러로 가장 많이 팔아 치웠고 나스닥100지수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2번째로 많은 1762만달러 순매도했다.

최근 많이 오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도 차익 매물이 나오며 108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그간 꾸준히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던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빅테크주는 팔 만큼 팔았는지 순매도 상위 10위 내에서 사라졌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는 하락 베팅하면서도 나스닥100지수 하락시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와 프로셰어즈 숏 QQQ ETF(PSQ)는 소폭이나마 순매도했다.

기술주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배경으로 강하게 반등하는데 인버스 펀드에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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