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쇄 추돌…‘블랙 아이스’ 의심 땐 예방적 서행을

이상호 기자 2023. 1. 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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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도로·터널 등서 생겨
연간 1000건 ‘도로 위 암살자’
“브레이크 몇번 끊어 밟아야”

지난 15일 밤 경기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연쇄 추돌사고는 앞서가던 차량이 빙판길에서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블랙 아이스’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차량 40여대가 추돌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30여명이 다쳤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위의 녹은 눈이나 비가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얼어붙으면서 얇은 빙판이 되는 현상이다.

눈이 쌓인 길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조심 운전을 하지만 블랙 아이스는 확인이 어려워 ‘도로 위의 암살자’로도 불린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떨어진 늦은 저녁이나 안개가 낀 이른 새벽에 많이 발생하고 그늘진 도로나 터널, 지하도, 교량, 고가도로 등에서 많이 생긴다. 특히 터널 입구 및 출구 쪽은 그늘로 온도가 낮아 발생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도로 서리와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4868건 발생했다. 연간 1000건 가까운 사고를 블랙 아이스가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눈길 도로에서의 교통사고보다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 제동이 되지 않고 핸들 조향까지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70명으로 적설 교통사고 사망자 46명보다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은 눈길이나 블랙 아이스 구간을 운행할 때는 발 브레이크를 여러 번 끊어서 밟거나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상습 결빙 등 위험 구간은 미리 알아두고 그 구간에서는 서행 운전할 것을 조언한다.

그렇다면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누구 책임일까.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도로 같은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는 배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블랙 아이스의 과실 책임을 도로 관리책임자에게 묻기란 쉽지 않다. 도로 결빙의 직접적인 원인이 도로 관리책임자에게 있다는 정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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