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상반기 0% 성장 예상”

이창준 기자 2023. 1. 1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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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리 인상 영향 집중돼”
수출·내수 침체 악화일로
한은 ‘올해 1.7%’서 하향 확실
초저성장 흐름 이어질 가능성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 흐름에 접어든 국내 경기가 새해에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전망한 데 이어 다음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상반기까지 0%에 수렴하는 분기별 성장 흐름을 예고했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달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하향 조정이 확실시된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두고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의 이유로 음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6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데 이어 12월에도 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적자는 4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최근 해외여행 등이 급증하면서 서비스수지까지 악화되는 환경을 고려해볼 때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다면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전망과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주요 국내외 기관 중 가장 늦은 지난달 21일 1.6%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아직 전망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 전망에는 (한은 전망에는 포함되지 않은) 수출 및 산업동향 지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재부 발표 이후로도 수출과 내수가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어 기재부 전망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한국 경제를 압박했던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흐름이 다소 완화되는 추세임에도 경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전에 침체 국면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DI는 물가나 금리 등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초저성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금리 인상을 많이 했는데 그 영향이 올 상반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KDI도 상반기까지는 분기별 성장률이 0% 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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