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늘어난 부의 63%, 상위 1% ‘독식’…더 심해진 ‘빈부 격차’
감세가 원인…“세금 인상을” 촉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한 2020년부터 2년간 새롭게 창출된 부의 63%를 상위 1%의 ‘슈퍼리치’가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이 가져간 부는 나머지 99%에게 돌아간 금액의 2배에 가까웠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슈퍼리치의 생존’을 발표했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에 맞춰 불평등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옥스팜은 “세계가 팬데믹 위기를 겪는 동안 25년 만에 극심한 부와 빈곤이 동시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20년부터 2년간 42조달러의 새로운 부가 창출됐고, 이 가운데 63%인 26조달러를 세계 상위 1%의 부유층이 차지했다. 이들은 하위 90%가 1달러를 버는 동안 약 170만달러를 벌었다.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억만장자의 재산은 하루에 27억달러씩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억만장자의 수와 재산은 2배 증가했다고 옥스팜은 밝혔다.
식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은 부유층들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95개 에너지·식품 회사의 이익은 지난해 2배 이상 늘었다. 이들 기업은 약 306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이익의 84%(약 2570억달러)를 부유한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옥스팜은 “이런 기업의 과도한 이익이 미국,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의 과반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빠르게 늘어나는 동안 최소 17억명의 노동자들은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넘어서는 국가에 살고 있으며, 세계 인구 10명 중 1명꼴인 8억2000만명 이상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은 지난 수십년간 부유층과 기업을 위한 감세가 이 같은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많은 국가에서 빈곤한 이들이 억만장자보다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슈퍼리치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세금 인상”을 요구했다. 옥스팜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일회성 부유세 및 횡재세 도입, 상위 1% 부유층의 자본소득에 60% 소득세 적용, 상위 1% 부유세를 통한 슈퍼리치 수와 재산 축소 등을 각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 단체는 백만장자에게 2%, 5000만달러 이상 자산가에게 3%, 억만장자에게 5%의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 1조7000억달러의 추가 세수가 발생해 20억명을 빈곤에서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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