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끝에 내놨다는 징용해법…일본 기업 의견과 '닮은꼴'
얼마 전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징용을 시킨 일본 기업 대신, 왜 우리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대신 배상하느냐는 부분이었죠. 그런데 JTBC가 취재해보니 정부의 배상안은 6개월 전 일본 기업 측이 우리 대법원에 냈던 방안과 흡사합니다. 고심 끝에 내놨다는 해결 방안이 사실은 일본 기업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닌지 피해자 측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제 때 한국인을 강제로 노동시킨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난해 7월 제출한 의견서입니다.
한국에 있는 미쓰비시 자산의 현금화를 미뤄달라며 우리 대법원에 냈습니다.
제일 먼저 든 이유는 일본 기업 대신 제3자가 징용 피해자들에게 변제하는 길이 열릴 수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입장도 비슷하게 시작합니다.
[서민정/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제3자가 변제 가능하다는 점이 검토되었습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쓰비시는 자산이 현금화까지 돼 버리면 양국 관계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6개월 뒤 우리 외교부도 같은 표현으로 한일 관계를 우려하며 현금화를 미루자고 합니다.
미쓰비시는 앞으로 특별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도 했는데, 우리 측 발표에서도 비슷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심규선/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 피해자들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특별법 제정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놨다는 해결책이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의 요구를 수용한 게 아닌지 피해자 측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 측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 관련 리포트
'제3자 배상안' 반색한 일본…기다렸다는 듯 '실타래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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