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2의 바라카 기적 쓴다 … UAE판 네옴시티 협력도 타진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2023. 1. 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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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앞줄 왼쪽 다섯째)이 16일(현지시간)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왼쪽 여섯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맨 오른쪽). <아부다비/이승환 기자>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300억달러(약 3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이끌어낸 윤석열 대통령이 핵심 투자처로 꼽히는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16일 오전 윤 대통령은 아부다비국립전시장(ADNEC)에서 개최된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Abu Dhabi Sustainability Week)'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 핵심 주제인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한국이 그 해법으로 원전 생태계 복원과 수소 등 청정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바라카 원전이 가동되는 현장을 직접 찾아 땀을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이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함께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바라카 원전의 시공사다.

원전은 한국과 UAE 간 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분야다. 2009년 한국은 UAE 최초 원전인 '바라카 원전'을 수주했다. 당시만 해도 산유국이면서 석유로 먹고사는 UAE가 원전을 건설한다는 점 자체가 파격적이었고, 규모만 20조원이 넘는 막대한 프로젝트를 수주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이후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바라카 원전은 사막 위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기와 2기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 3기와 4기도 올해와 내년 각각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 결과 모순적이지만 '석유 부국'인 UAE는 아부다비 전체 전력 중 60%, UAE 전체 전력 중 15%를 한국형 원전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중동 국가들에는 약점과도 같았던 탄소중립 관련 선언을 UAE가 이들 중 가장 먼저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바라카 원전 4기가 모두 가동되면 UAE 전체 전력 중 25%를 생산하게 된다. 자국 전력은 원전으로 충당하고, 석유는 해외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UAE에는 '영리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아는 UAE는 300억달러 규모 투자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면서 핵심 투자처 중 원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올렸다. 우리나라로선 추가 원전 수주 기회가 있는 셈이다. 또 양국 정상 임석하에 체결된 양해각서(MOU) 중 '넷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에는 한국과 손잡고 원전을 바탕으로 제3국에 공동 진출을 한다는 사항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개발 내용도 담겼다.

원전 다음으로는 수소 등 에너지 분야 협력도 기대된다. 특히 수소는 우리나라 양대 대기업인 삼성과 현대차 등이 강점을 지닌 분야다. 15일 체결된 MOU에도 수소 관련 협력 내용이 포함됐고, 16일에는 추가 MOU 체결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3대 수출동력으로 내세웠던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분야에서 협력도 기대된다. 특히 중동 국가들이 '포스트 오일'을 대비하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인 것도 한국에는 기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시티'를 준비 중이고, UAE는 '탄소 제로 도시'인 마스다르를 건설하고 있다. 한국은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중동 신도시 건설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스마트시티 건설도 양국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해 마스다르 등에 추가 협력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산유국인 UAE가 '포스트 오일' 시대로 진입하면서 탄소중립의 본격적 기치를 내걸고 있다"며 "UAE는 2021년 중동 지역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아부다비는 세계 최초의 탄소 제로 도시 마스다르를 건설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양국 간 연대와 협력의 길에서 윤 대통령은 여러 청정에너지 협력을 오늘 연설을 통해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부다비/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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