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50% 붕괴 코앞…송파는 이미 40%대까지
집값 추가하락 전망에 힘실려
16일 KB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비율은 서울은 52.92%로 지난해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세가율은 2016년6월 75%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집값이 오르면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벌어져 계속 하락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전세가가 더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벌어지면서 52%를 기록한 것이다.
전세가 낙폭이 큰 곳들은 전세가율 30%도 보이고 있다. 서울 노원 상계주공6단지 59㎡는 매매가6~7억대, 전세 2억대로 전세가율 39%다.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가람은 전용 59㎡기준 매매가 16~18억원. 전세가 6억원으로, KB시세에 따르면 매매가대비 전세가 33~36%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준공이 오래된 곳일수록 전세가가 떨어지다보니 전세가율이 낮게 잡힌다.
그러나 준공 20년 이내 아파트들도 전세가율이 40%대다. 서울 송파 잠실엘스 전용84㎡ 전세가는 9억원. 이곳은 매매가가 20억원으로 전세가율 45%다. 송파 헬리오시티 전세가율은 49~52%, 잠실 리센츠는 45~47%이다.
IMF때 전세가율은 40%대였다. IMF 이후 부동산 시장이 폭락했던 1998년 서울 전세가율은 47.92였다.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전세가율이 차츰 올랐고 2001년 64%까지 치솟았다. 집값도 빠른 속도로 회복해 ‘V’자로 반등했다.
전세가율은 집값의 ‘거품’을 판단할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다. 전세가가 실사용가치이므로, 매매가가 높다면 ‘프리미엄’이 그만큼 많이 붙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향후 상승 여지’를 전세가율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가율이 정점을 찍은 2016년 이후 서울 집값은 상승세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번 전세가 폭락 뒤에도 급격한 반등이 있을까.
25년전 전세시장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로는 ‘전세대출’이 꼽힌다. 전세대출이 활성화되면서 전세대출 잔액은 2016년 기점으로 급속도로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2012년 23조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201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서 2021년 말에는 180조원까지 증가했다.
전세시장이 전세대출에 의해서 떠받치는 구조다보니, 전세대출 금리 인상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를 급격하게 축소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보증금 3억원을 전세대출로 빌릴때 이자가 2%면 매월 50만원만 부담하면 되지만, 5%면 매월 125만원을 부담해야한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4%후반대~7%대다. 경기도 수원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대출 금리 부담이 두배, 세배 올랐는데 누가 전세살려고 하겠냐”면서 “신축 전세 2억 깨진 곳도 많다. 전세가는 하염없이 떨어지고 거래도 찾기 힘들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요즘 기사를 보면 IMF때 기사를 보는 것 같다. 그때는 실직하거나 부도난 사람들이 집을 (급매로)던졌고, 집이 안팔려서 전세를 내놔도 전세가 쌓이고,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못돌려줘서 세입자랑 싸우고 이런 모습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지금과 비교하면 원인은 다르다. 최근 전세폭락은 미국발 금리인상에 의한 수요 감소이므로 금리 인상 문제가 해소되면 상승할 수 있다. 금리 추이를 살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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