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난적 없어…인생 초토화' 김성태 KBS 인터뷰 파장은
한동훈 "중범죄자에 유리한 인터뷰" KBS "답할 게 없어"
KBS "전환사채 중 23억 변호사비로 내줬다는 의혹"도 제기
"이재명과 연결고리 아직 안드러나"
이재명 "황당무계, 김성태 본 적 없어"
민주당 "소설 넘어 마녀사냥" 국민의힘 "이재명 주장에 김성태 화답"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체포된 뒤 KBS와 전화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날 만한 계기나 이유가 없다고 밝혀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진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도 김 회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민주당도 소설이라고 반박해왔다. 국민의힘은 못 믿겠다고 했고, 한동훈 장관은 과거 해외 도피 중범죄자들이 언론을 선택해 자신에게 유리한 인터뷰를 해왔지만 수사가 이뤄져왔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해 KBS 인터뷰 내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특별히 답할 게 없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15일 뉴스9 '단독 김성태, KBS와 전화…'대북송금' 인정'에서 김 전 회장이 체포된 이후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가 회사와 가족들에 대한 검찰의 압박 탓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은 배임혐의에 대해 “배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데 어차피 검찰 수사 받으면서 제가 잘못했으면 처벌 받아야죠”라며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북한 고위급 인사에게 거액을 건냈다는 혐의는 인정하면서 “그 당시에는 단둥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다 …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아니고, 제 개인돈을 준 거니까 제 돈 날린거지 회삿돈 날린거 하나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또한 김씨는 '개인돈을 주셨다고 해도 외환관리법 위반'이라는 질의에 “그건 처벌 받아야죠”라고 답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계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은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 그 사람을 왜 만나느냐”며 “그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는데”라고 말했다.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느냐'는 KBS 기자 질의에 “없습니다. 없어요”라고 답하는 육성을 KBS가 방송했다.
KBS는 이와 함께 김 전 회장이 귀국한 뒤 검찰 수사의 핵심에 대해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추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방송은 “쌍방울은 2018년과 2019년 전환사채 200억원어치 발행한 이후 여러 차례 사고, 팔면서 비자금을 만들었고, 그 중 23억원 정도를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재판의 변호사비로 대신 내줬다는 게 의혹의 뼈대”라면서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앞서 전환사채 등 다른 의혹부터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쌍방울 임원들이 이 대표에게 후원금을 내기도 했고,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의 경우 쌍방울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KBS는 “다만,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드러난 게 없다”며 “관건은 전환사채에서 파생된 돈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일인데, 자금 관리를 총괄했던 쌍방울 재경본부장 김아무개씨가 태국 구치소에 갇힌 채로 국내 송환을 거부한 점이 변수”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SBS도 같은 날 '8뉴스'의 '단독 “정치적 망명 알아봤다”'에서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씨는 송환 거부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김씨는 지난 10일 김 전 회장 체포 후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측은 일절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김성태 전 회장 인터뷰가 방송되기 전인 지난 13일 이재명TV 유튜브 당원존 라이브 방송에서 “쌍방울과 이재명은 대체 무슨 관계냐. 나도 모르겠다. 내가 뭘 알아야 (설명하지)”라며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방법으로 줬다는 건지 아무 것도 없다. 나도 몰라. 어처구니 없다.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언론도 카더라의 카더라의 카더라, 카더라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러면 안 되죠. 뭐 어쩌라고”라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도대체 저는 김성태라는 분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그분이 왜 제 변호사비를 내며, (돈을) 받은 사람은 대체 누구냐 그러면. 그 사람 잡아가든지. 정말 황당무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뭐가 있어야 정리할 것 아니냐고도 했다.
장경태 의원도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송환을 실시간 중계하며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해 소설을 넘어 마녀사냥을 시작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서은숙 최고위원도 “정치검찰은 이재명을 향한 집요한 꿈과 염원을 포기하지 않는 '이재명 스토커'가 된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과 검찰측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강한 반발에도 믿을 수 없다며 교감설을 제기하기고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날 김성태 전 회장의 KBS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한 것과 이틀 전 '김성태를 모른다'고 한 이 대표의 유튜브 방송을 두고 “(김 전 회장이) 언론을 통해 화답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재명 대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소송을 담당했던 이태형 전 이재명 대선 캠프 법률지원단장 △나승철 전 이재명 변호인 △김인숙 전 이재명 경기도 고문변호사 △조계원 전 이재명 정책수석 등이 모두 쌍방울의 사외이사였고,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도 쌍방울 고문과 이사를 골고루 지낸 데 이어 아니라 물러난 후에도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이 드러나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 대표의 법률 대리인들이 줄줄이 쌍방울과 연을 맺고 있는데 이재명과 김성태는 서로 모르고 전화 한 통 한 적도 없다고 하니 이걸 믿을 국민들이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 전 브리핑에서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고 한 KBS 인터뷰를 두고 “해외로 도피한 중범죄자들이 못 견디고 귀국하기 직전에 자기 입장을 전할 언론사를 선택해서 일방적인 인터뷰를 하고, 그리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보도되게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 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과거에 자주 있었던 일”이라며 “최근의 남욱씨나 최서원씨도 그랬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런다고 범죄수사 안되지 않지 않느냐”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해 KBS 인터뷰가 김 전 회장에 유리한 보도라는 의미의 주장을 폈다.
이에 KBS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현석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16일 오후 김성태 전 회장 인터뷰를 비판한 한동훈 장관의 주장에 어떤 견해인지를 묻는 미디어오늘의 SNS메신저 질의에 “특별히 답할 거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보다 대북 송금 건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나왔다. 현근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변호사)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변호사비 문제는 없다고 보지만 대북 송금 문제는 아마 좀 걸고넘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쌍방울이 대북 (사업에) 성공한 것으로 돼 있는데 그게 결국 경기도에서 도움을 주지 않았느냐, 그런 판을 깔아주지 않았느냐, 그게 이화영 전 부지사 통해서 이재명 당시 지사가 승인하거나 용인한 거 아니냐, 이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를 두고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가 김성태 대표를 만난 적도 없고, 모른다고 했고, 김 전 회장도 KBS 인터뷰와 인터뷰에서도 그런 언급을 했다”고 답하면서도 경기도의 쌍방울 대북사업 연관성 의혹에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기는 그렇지만, 관련해서도 이재명 당 대표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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