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확인 않고 전원 A+ 준 교수… “징계 정당”

학생 상담 않고 “했다” 허위 기재도
‘감봉 3개월 처분’ 불복 소송 패소

학생 상담기록을 허위로 입력해 지도비를 받고 출석 확인 없이 학생들에게 최고 학점을 준 대학 교수가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A교수가 “감봉 3개월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속 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진=뉴시스

A교수의 소속 대학은 수강생으로부터 항의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끝에 A교수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2021년 11월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A교수는 학기 중 학생과 반드시 한 차례 이상 상담해야 하는 상담교과목을 맡고도 학생 상담 없이 기록을 허위 입력해 지도비 4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대학원 비대면 수업에선 수업 일수를 충족하지 않고, 학생들에겐 출석일수 확인 없이 일괄적으로 A+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교수는 재판에서 학생들을 상담하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부친의 병환 악화 등 가정 내 문제로 경황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인적 신변에 관한 사정만으로 상담 실시 의무가 면책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는 사후에라도 피고에게 보고하고 대책을 협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수강생 출석 확인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수업운영기준 위반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출석일수는 학점 부여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데 원고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수강생 전원에게 A+ 학점을 부여해 성적평가 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교원 본연의 직무를 태만히 해 수강생의 학습권과 성적 평가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면서 “징계 기준에 따른 직무태만 유형에 해당해 최소 정직에서 최대 강등까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