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국민의힘 권력투쟁]윤 대통령-윤핵관 분리 전략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친윤 후보’임을 강조하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과는 각을 세우는 분리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시청 인근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기 전 기자들과 다음과 같이 대화했다.

-‘반윤 우두머리’라는 공격이 있다.

“저는 사실은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거 같다. 우리가 어떻게 찾아온 정권이냐. 저는 다시는 정권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친윤이 되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성공 위한 친윤이 돼야 하는데 자꾸만 그들끼리의 친윤, 배제하는 친윤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거다.”

‘철 지난 김장연대라는 발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김(기현)·장(제원) 연대’란 말은 이미 벌써 철지난 뜻이니 그런 용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른바 ‘유일 친윤 후보’로서 대세몰이를 하는 상황에서 윤핵관 후원 사실이 더 이상 득표에 도움이 안 될 거라는 계산으로 읽히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이제 와서 숨기고 싶은가보다. 숨긴다고 숨겨질까”라며 날을 세웠다.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이시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국내정치 문제로 여러가지 왈가왈부하는 것이 좋지 않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 귀국(오는 21일) 이후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수도권 정치인’이라는 자신의 강점도 강조했다. 그는 “당의 상황이 복잡한 만큼 서울에서, 수도권에서 오랫동안 당을 지켜왔던 오 시장과 제가 수도권의 내년 총선 승리에 관해 말씀하지 않을까 싶다”며 “오 시장의 지혜도 한번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