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다’ 뜻하는 치매 병명 바꾼다…대체할 후보는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3. 1.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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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모멸감 유발”
협의체서 의견 수렴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치매’ 병명을 대체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비하성 용어가 질병에 대한 편견을 유발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모멸감을 준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복지부와 의료계, 돌봄·복지 전문가, 치매 환자 가족 단체 등 10여명이 참여하는 ‘치매용어 개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16일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치매 용어 관련 해외 사례 및 다른 병명 개정사례를 살피고 앞으로의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치매라는 병명은 ‘정신이상’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dementia’에서 유래했다. 일본에서 이 어원을 반영해 ‘어리석다’는 의미의 한자어 ‘치매’(癡?)로 옮겨 쓰던 것이 우리나라로 전파돼 쓰여 왔다.

정신이상, 어리석다는 비하성 의미를 가진 치매라는 단어가 질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한자어권인 주변 여러 나라에서 용어를 바꿨다. 대만은 2001년 실지증(失智症), 일본은 2004년 인지증(認知症), 홍콩과 중국은 각각 2010년과 2012년에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병명을 개정했다.

복지부가 지난 2021년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8%가 치매 용어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답했으며, 치매를 대체할 용어로는 ‘인지저하증’(31.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앞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병명이 바뀐 사례가 있다. 2011년 정신분열병은 조현병으로, 2014년 간질은 뇌전증으로 개정됐다.

김혜영 복지부 노인건강과장은 “치매 대체 용어에 대한 의료계 등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치매 용어 개정이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 조성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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