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사장님들, 어깨 펴세요” 삼성·LG의 협력사 챙기기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3. 1. 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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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1조원대 물품대금 조기 지급
펀드 운용해 2·3차 협력사까지 지원
중소업계, 대금 지급 문화 개선 절실
작년 11월 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설 연휴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소 협력사 지원에 나섰다. 상여금, 임금, 원자재 대금 등 지출이 몰리는 시기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도와 상생을 실천하고, 나아가 공급 안전망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설 연휴가 직전 협력사에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삼성SDI, 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와 함께 1조4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최대 2주 먼저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부터 명절 전 물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고, 2005년부터는 국내 기업 최초로 협력사의 거래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는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1주일(월 2회→월 4회)로 단축하는 등 대금 지급 문화 개선에 앞장서 왔다.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최대 보름 이상 미리 지급했는데 올해도 조기 지급 행보를 이어갔다. 대금에는 원자재·최저임금 인상분 납품단가를 반영해 협력사의 부담을 앞서 덜어주고 있다.

LG전자와 관계사도 최근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최대 11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한다고 밝혔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협력사 8곳이 참여한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홍삼 가공식품 업체 ‘천년홍삼’ 직원들이 설 명절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양사는 물품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 외에 중소 협력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펀드도 운용 중이다. 2차 이하 협력사도 미리 물품 대금을 받게 하거나 협력사에 투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1조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기술개발·설비투자 자금 등을 시중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1·2차 협력사 간 물대지원펀드(5000억원), 2018년 3차 협력사 전용 물대지원펀드(3000억원)를 조성해 협력사 간 거래 대금이 30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상생·물대지원 용으로 3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LG 계열사 역시 저금리 대출을 통해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돕는 상생협력펀드와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1조20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2015년 도입한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1차 협력사에 지급한 물품 대금이 2차 이하 협력사까지 조기에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개인 사업자는 상위 협력사로부터 물품 대금을 제 기간에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는 대기업이 결제를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급을 미룬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이 대금을 조기 지급하면 하위 협력사도 대금을 요구할 근거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등 17개 관계사는 설을 맞아 이달 20일까지 임직원 대상 설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어 49개 중소업체들의 농축수산물, 특산품 판매를 돕고 있다. 삼성전자와 관계사는 사내 게시판에 임직원들의 온라인 장터 물품 구매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사업장 휴게 공간에 주요 상품을 전시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는 오프라인 장터를 함께 운영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고 있다”며 “자매마을이나 사업장 주변 지자체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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