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참여 홈플러스 5개점 개발사업, 2700억 차환 성공
개발방향·인허가 등 미확정…홈플러스 정상적 운영중
롯데건설, PF대출채권 자금보충·조건부 채무인수 의무
신용 스프레드 '하락'…차환시 자금조달 여건 개선될 듯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롯데건설이 참여한 ‘홈플러스 5개점’ 개발사업장이 총 2700억원 규모 유동화증권 차환(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기존 유동화증권의 만기는 작년 12월이었지만 오는 3~4월로 연장된 것이다
올 들어 단기자금시장 여건이 개선된 만큼 몇 달 후 유동화증권 만기가 다시 돌아오면 더 유리한 조건에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부지 개발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재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2700억 유동화증권 차환 성공…3~4월로 만기 연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서울 동대문, 인천 가좌, 경기 김포, 북수원, 경남 김해 등 5개점 개발을 유동화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담보부전자단기사채(ABSTB)가 최근 차환에 성공했다.
앞서 미래도시개발·롯데건설·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은 기초자산인 홈플러스 동대문점·가좌점·김포점·북수원점·김해점 등 5개 점포를 총 7250억원에 매입했다. 매도자는 유경PSG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유경PSG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GMK제4호’다.
컨소시엄 구성 당시에는 IBK투자증권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후 IBK투자증권에서 운용하던 팀이 에프엘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이번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도 에프엘자산운용이다.
SCR서울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부동산 개발업체 더미래는 특수목적회사(SPC) 기은센동대문제일차와 지난 2021년 12월 10일 27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더미래가 대출을 받은 것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33-1번지 일대(홈플러스 동대문점) 주상복합 개발사업 및 다른 지역의 부동산 운영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다만 구체적 개발계획이나 인허가 방향은 미정이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의 경우 보고서 내용처럼 주상복합 개발이 추진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화된 바 없다는 것.
컨소시엄 관계자는 “개발계획, 인허가 모두 확정된 게 없다”며 “(홈플러스의 경우) 개발보다는 운영사업장 용도로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개발 관련 검토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은센동대문제일차는 더미래 측에 빌려줄 대출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700억원(트랜치A 465억원, 트랜치B 1355억원, 트랜치C 880억원) 한도의 ABL대출(자산담보부대출) 약정을 대주들과 체결했다. 총 2700억원을 3개 회사에서 나눠 빌린 셈이다.
유동화회사 기은센동대문제이차·제삼차·제사차는 이 약정에 따라 2021년 12월 14일 기은센동대문제일차에 빌려준 원금(대출채권 트랜치)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신용 스프레드 ‘하락’…차환시 자금조달 여건 개선될 듯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대출채권의 만기는 작년 12월에서 올해 3~4월로 연장됐다. 이자율, 이자기간 등 일부 조건도 바뀌었다.
기은센동대문제이차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은 △400억원 ABCP △65억원 ABSTB다. 400억원어치 ABCP는 오는 3월 10일 만기(기초자산 트랜치 A-1 대출채권)며, 65억원 ABSTB는 같은 달 8일 만기(기초자산 트랜치 A-2 대출채권)다.
기은센동대문제삼차가 발행한 △1000억원 ABSTB는 오는 4월 7일 만기(기초자산 트랜치 B-1 대출채권) △355억원 ABCP는 오는 3월 10일 만기(기초자산 트랜치 B-2 대출채권) 예정이다. 특히 1000억원 규모 ABSTB의 경우 세전수익률이 연 11%, 세후수익률이 연 9.3%에 이른다.
롯데건설은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에 대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맡았다. 기은센동대문제이차·제삼차·제사차가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할 경우 롯데건설은 그 부족 액수를 빌려줘야 한다. 또한 이같은 자금보충 의무를 유동화증권이 전액 상환되기까지 계속 부담해야 한다.
만약 롯데건설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하지 않거나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서’의 해지 또는 해제 등 사유로 자금보충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는 경우, 별도 통지 없이 롯데건설이 대출원리금 등 채무 전부를 중첩적으로 인수해야 한다.
다만 롯데건설이 자금보충 의무 등으로 유동성 압박을 겪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최근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해서다. 이번에 매각한 채권은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사업의 ABCP 등 채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1조5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액 중 6000억원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3000억원), 롯데물산(1500억원), 롯데호텔(1500억원)이 분할해서 마련한다. 나머지 9000억원은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이 선순위로 출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몇 달 후 유동화증권 만기가 다시 돌아오면 더 유리한 조건에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채권시장 크레딧(신용) 스프레드가 떨어져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된데다, 향후 기관 자금유입으로 수급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서다.
국고채, 특수채, 은행채, 여전채, 회사채 등 각종 채권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모두 전월대비 하락했다. 기업의 신용 위험이 낮아져 자금조달에 드는 비용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영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해서 투자를 아직 못한 기관들도 있다”며 “구정 연휴가 지나면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에 들어오는 기관 자금이 크게 늘어나 채권 물량도 빠르게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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