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태원 보도 심의 보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민원이 제기된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이태원 참사 보도 내용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심의를 또 보류했다.

방심위는 16일 전체회의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해 10월 31일, 11월 1~4일 방송분에 대해 심의했으나 ‘주의’ 4명, ‘권고’ 1명, ‘의견제시’ 1명, ‘문제없음’ 3명 등으로 의견이 엇갈려 다음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지난 방송소위에서 보류돼 전체회의로 올라온 뒤 또 한 번 보류된 셈이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이 된다.

해당 방송분에 대해서 ‘과거에는 이태원 핼러윈 시 일방통행 조치를 했는데 이를 하지 않아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케 했다’, ‘법무부의 마약과 전쟁 선포가 참사 원인인 것으로 오인케 했다’, ‘작년 대비 경찰이 적어 참사가 발생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등 민원이 접수된 바 있다.

‘주의’ 의견을 낸 황성욱 위원은 “전 국민이 관심을 두는 중대한 사안이라 비판을 하더라도 정확하고 근거 있는 방식으로 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이 사안과 관련해 모든 언론이 비판적인데 왜 김어준 방송만 문제가 되는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영 위원은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 문제가 제기됐고, 방송도 그런 차원에서 여러 문제를 다룬 것으로 본다. 다소 부정확한 내용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제재하는 건 언론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태원 참사 외 보도 내용에서도 한미일 합동군사훈련과 관련 “한국이 미일 하부로 들어가 자위대 명령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한 진행자 김어준 발언이 문제가 됐다.

방심위는 의료정보 프로그램에서 출연의가 소속된 병원으로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여러 차례 자막으로 고지한 GMTV ‘내 인생의 청춘노트’ 등 6개 방송사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소위에서 의결한 대로 ‘과징금’ 의결했다.

이광복 방송소위원장은 “한두 곳은 이미 과징금 처분을 받았는데도 또 이렇게 한 거로 봐서는 법적으로도 제재할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방심위는 최근 사무처 직원 중 한 명이 소셜미디어에 음란물을 게시판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김진석 사무총장은 “음란물 심의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직원이 음란물을 게시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 깊이 사죄한다”며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사와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이날 상임위원 3인의 올해 연봉을 전년 대비 1.7% 인상하는 안도 의결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